전세계 인구 40%와 GDP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러시아-인도는 2일 3국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3국 협력관계가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을 열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브릭스(BRICs) 4개국 가운데 3개국이 모인 이번 회담에서 3국은 특히 중요한 지역-국제 현안에 견해를 공유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제3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표명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중-인-러 3국 외무회담,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 가능성"**
인도 <PTI 통신> 등에 따르면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나트와르 싱 인도 외무장관은 2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3국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테러리즘과의 전쟁에 공동 협조하는 등의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3국 외무장관은 이날 2시간여에 걸친 회담 후 2쪽 분량의 공동 성명을 통해 중-러, 중-인, 인-러 등 양자관계의 '격동적인 발전'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이번 회담으로 중-인-러 3국 협력관계를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로 올리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3국은 아울러 교통, 농업, 에너지, 하이테크기술 등의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노력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중-일간 치열한 에너지 전쟁 분수령이 되고 있는 러시아 시베리아 유전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에도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싱 외무장관은 "2006년도에 인도 뉴델리에서 처음으로 3자 경제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3국은 이어 테러리즘 및 새로운 국제적 위협과 관련, 불법 마약 거래 및 국제 범죄에의 공동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어떠한 이중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끊임없이 포괄적인 자세로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또 "3국은 21세기 주요 전지구적 발전을 위해 공동 접근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국제법, 평등, 상호존중, 협조, 다극체제(multi-polarity)로의 진전 등에 기반한 공정한 국제질서 건설을 목표로 하는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견은 국제무대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3국이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견제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미-일 동맹이 강화되고 있는 동아시아 질서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공동성명은 이밖에 "유엔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안보리를 포함한 포괄적인 유엔 개혁 필요성에 동의하고 유엔은 현 국제 상황을 보다 더 반영해야 하며 보다 효율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에도 공동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으며 "3국간 협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평화와 안정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국제문제서 견해 공유, 제3국 겨냥은 아냐", 북핵문제도 논의**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져 그 내용이 주목된다. 싱 인도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는 중앙아시아와 관련된 서아시아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아울러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3국 외무장관들은 아울러 이번 회담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선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라며 "3국은 전세계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중요한 지역-국제문제에서 유사한 견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자오싱 부장은 그러나 "3국은 어떤 제3국을 노린 것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라며 "우리는 상호 이익 협조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계의 평화와 공동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협조관계를 심화하고 강화하며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 등의 견제 시각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3국은 기본적으로 국제법 및 세계 다극체제 존중 등에 기반한 국제적인 사안들에 대해 같은 접근법을 공유한다"면서 "현 시점에서 국제 안보를 보다 강화하는 효율적인 방안은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는데 있어서의 국제기구 민주화 및 유엔의 역할, 지위 고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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