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27일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는 야치 차관의 발언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과연 한일 갈등이 진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치 "유감", 고이즈미 "더이상 문제삼지 않겠다"**
야치 차관은 27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과 관련, "발언의 진의는 일-미-한의 연대를 한층 강화시켜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었으나, 한국 국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오해를 초래했다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야치 차관은 또 이에 앞서 이날 라종일 주일대사와 만난 자리에서도 "비공식 의견교환 자리에서 했던 본인의 발언이 대외적으로 밝혀진 데 대해 당혹스럽게 생각한다"며 "발언 진의는 한ㆍ일 및 한ㆍ미ㆍ일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있었으나 이것이 다양한 형식으로 한국에서 논의를 불러 일으키고 오해를 초래했다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 따라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으로부터 본인에 대해 앞으로 발언에 신중을 기하도록 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야치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우리 정부가 야치 발언을 강력성토하며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이 없다면 내달 20일께로 예정된 한일정상회담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야치 차관의 '유감 표명'을 사과로 받아들이기에는 여러 모로 미진하다는 데 있다.
실제로 고이즈미 일본총리는 27일 밤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치 차관 발언과 관련, "의원 개인으로서 발언한 것이기 때문에 더이상 문제삼지 않는 게 좋다"며 야치 차관을 경질하거나 사임시킬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야치 차관의 '유감 표명'으로 이번 사태를 매듭짓자는 입장 표명이다.
과연 이같은 일본의 마지못한 유감 표명에 대해, 야치 차관의 경질까지 요구했던 우리 정부여권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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