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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기반 무너뜨리는 '3대 음식 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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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나라 기반 무너뜨리는 '3대 음식 마피아'"

<음식국부론>, "종자업자ㆍ종합식품업체ㆍ건설족"

농지법 개정, 수입 쌀 시판을 앞두고 우리 농업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먹을거리를 위협하는 '3대 마피아'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나라의 기반 무너뜨리는 3대 음식 마피아 존재한다"**

농지법 개정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초록정치연대 우석훈 정책실장(경제학 박사)은 최근 펴낸 <음식국부론>(생각의나무 펴냄)에서 "유기농은 둘째치고 기본적으로 농업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재의 시스템 속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돕는 일련의 노력들을 방해하고 이로부터 스스로 이익을 얻거나 이익의 중간에 서서 권익을 강화시키는 세 부류의 큰 세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석훈 실장은 "스스로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노동의 결과물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전유하는 사람들을 '마피아'라고 정의한다면 이런 흐름을 주도해 별도의 이익을 주도하는 이들을 '음식을 위협하는 3대 마피아'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실장은 "이런 각각의 세력이 나름대로의 이해를 가지고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움직이는 동안 안전한 음식에 대한 나라의 기반은 밑바닥부터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피아 1 : 종자 개량 업자-농약업자-부패한 새마을파-농협**

우 실장은 우선 종자 개량 업자와 농약업자, 부패한 새마을파, 농협을 첫 번째 마피아로 지목했다.

우 실장은 "이런 마피아 가운데 가장 먼저 거론할 수 있는 것은 종자 개량을 위한 각종 기관과 농약업자 사이의 유착 관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농업 생산량 확대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종자 개량의 문제점은 단위당 생산량은 늘어나지만 점점 더 병충해에 약한 종자들로 품종을 변화시켜다는 데 있다"며 "특히 종자 개량은 그것에만 적합한 농약과 함께 보통은 패키지로 개발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은 전혀 다른 회사 연구소임에도 불구하고 농업 대학의 동창생들로 연결돼 인적 관계 또는 기관 차원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자신들의 종자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농업 또는 유기농으로의 전환을 간접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마피아"라고 주장했다.

우 실장은 또 "대개의 농업 마을 단위에서 지도부를 형성하고 있는 새마을파도 큰 문제"라며 "대단히 보수적이고 박정희 시절의 향수에 가득 차 있는 이들은 지역의 정치 세력과도 결탁돼 있고, 지역의 여론을 선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때 영농 후계자 자리에 있던 이들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지역 토착 세력으로 변하여 정부 시책의 적극적인 지지자가 됐다"며 "대개 5천 평에서 1만 평 이상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지역 농업이 회생 불가능한 상태가 돼 농지를 일반 택지로 판매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업을 포기하면서 한 재산 챙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이들이 바로 마피아"라고 주장했다.

우 실장은 이 첫 번째 세력의 마지막 마피아로 지역의 단위 농협을 지목했다. 그는 "농협에 입사한 것을 금융회사에 입사했다고 믿으며 농협이 커지는 길은 금융회사로서 더 많은 이윤을 누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부류 이른바 '금융파'들이 농협을 지배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농민들이 설비 투자와 시설 투자 등으로 농협에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지역의 부패한 농협 금융파들이 실제 농촌 사회의 절대 권력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농업을 도와준다기보다는 뜯어먹고 사는 세력"이라며 "WTO(국제무역기구) 위기를 극복한다고 농협을 창구로 해 지원된 돈들이 대부분 잘 사용하지 않는 대규모 농업 시설을 짓는 것과 같이 쓸데없는 데 허비된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마피아 2 : 종합 식품업체**

우 실장은 두 번째 마피아로 합성 조미료 생산자, 단체 급식 서비스, 음식 광고로 구성된 종합 식품업체를 꼽았다.

우 실장은 "한국, 중국, 일본의 세 나라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합성 조미료의 문제점이 단순히 몸에 나쁘기 때문만은 아니"라며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이 합성 조미료에 의존하면서 입맛이 변해 재료 자체의 맛에 대한 분별력이 심각하게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합성 조미료 생산자들은 종합 식품업과 생명 산업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유전자 조작 식품의 최대 수입업자 노릇을 하면서 동시에 공업용 재료들을 섞어서 만드는 하청업자들의 식품을 돈 세탁하듯이 브랜드 세탁해주는 역할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우 실장은 또 "이런 공업용 생산 방식에 의해 조성된 식품 산업 바로 옆에는 단체 급식 서비스가 존재한다"며 "단체 급식의 경우에는 이윤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인공 조미료와 고춧가루 같은 자극적인 음식 재료를 사용해 재료 자체의 부실함을 감추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급식을 직영제로 전환한 뒤에 음식의 질과 안전이 개선된 사례가 다수 보고 되고 있는데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은 것은 심하게 썩은 이들 단체 급식 서비스와 관련 로비를 받은 정치인, 학교 단체장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우 실장은 두 번째 세력의 마지막 마피아로 온갖 식품업체의 '음식 광고'를 꼽았다. 그는 "음식 광고는 음식의 오염과 관련해 사태를 근본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며 "음식 광고는 사람들의 음식 패턴을 호도하고 특히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음식 광고는 사람들에게 집단적으로 미치는 효과가 막대한데도 잘못된 광고에 대한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어서 '이유도 모른 체 아픈 사람들이 늘어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피아 3 : 재경부-농림부-건설족**

우 실장은 재정경제부, 농림부, 건설 회사를 안전한 음식을 위협하는 마지막 마피아 세력으로 지목했다.

우 실장은 "사실상 농림부는 더 이상 농업과 관련된 정부 부처가 아니라 읍면에 대한 개발부처로 존재 이유를 바꾸게 됐다"며 "이제 농촌 지역은 논밭으로 구성된 농업의 터전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개발의 대상으로 변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농업인이 아니더라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농지법을 개정하려는 농림부의 방침은 이런 읍면의 개발 주체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농림부의 변화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농림부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바로 재경부 관료들이 한몫하고 있다. 우 실장은 "농업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농업으로부터 퇴출된(!) 고용을 산업 부문에 확보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강력한 국가를 만드는 길이라고 여기는 재경부가 농림부 뒤에 버티고 있다"며 "특히 재경부 관료들은 모든 것을 시장이 알아서 해준다는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케인스의 뉴딜 정책을 본받아 끊임없이 공사와 토목을 일으키는 것이 경기를 떠받드는 원동력이라고 굳게 믿는 이도저도 아닌 경제 정책을 구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모순된 경제 정책의 귀결이 바로 적극적인 농업 포기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냥 내버려두면 시장의 자율적인 작용으로 안전한 농업이나 유기농에 대한 요구가 생길 가능성이라도 있는데, 농지를 아예 아파트, 골프장, 레저타운으로 바꿔 '회생의 싹을 잘라내는 것'이 재경부식 구상이라는 것이다.

우 실장은 이 세력의 마지막 마피아로 '건설족'을 꼽았다. 그는 "이렇게 정부가 건설을 위해 뿌린 돈은 주로 건설업자와 토지 소유자를 중심으로 집중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약간의 고용 창출 정도인데 이나마도 전체 부의 재분배 과정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해 심각한 부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 실장은 결론적으로 "지금 농업을 포기하는 것은 단순히 일시적인 농업의 위기가 아니라 농토가 전면적으로 아파트와 골프장으로 전환되는 그래서 다시는 농업의 용도로 사용되기 어려운 화학적인 변화를 수반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익을 보게 되는 사람은 건설업자와 지역의 대규모 투지 보유자들로 결국 우리 경제는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남미형 경제 양극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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