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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핵 벙커버스터' 예산 전액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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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핵 벙커버스터' 예산 전액 삭감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北 겨냥한 '럼즈펠드 음모'에 직격탄

미국 하원 세출 소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 부시 정부가 2006년 회계연도 예산으로 요구했던 '핵 벙커버스터' 관련 에너지부 예산 4백만달러 전액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 관련 예산 4백50만달러도 삭감 가능성이 높아져, 북한 등을 겨냥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핵 벙커버스터' 개발 야욕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좌절될 전망이다.

***美하원, 핵 벙커버스터 에너지부 예산 전액 삭감**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관련 예산을 심의하는 세출소위원회는 이날 부시 정부가 2006년 회계연도(2005년 10월~2006년 9월) 예산으로 계상했던 신형 소형핵무기 ‘강력 지중 관통형핵’(핵 벙커버스터) 예산 4백만달러 전액을 삭제한 예산안을 가결했다.

공화당 출신의 데이비드 홉슨 하원 세출소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핵 벙커버스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용했을 경우 1백만명이 사망한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다”고 삭감 배경을 밝혔다.

홉슨 위원장도 밝혔듯, 이같은 결정에는 미국의 저명한 과학기구인 국립과학아카데미(NAS)산하 국립조사위원회(NRC)가 지난달 28일 "현재까지의 경험적 예측에 따른다면 핵 벙커버스터가 지상에서의 대량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깊숙한 지점까지 꿰뚫는 것은 불가능하다”며“핵 벙커버스터가 인구밀집지역에 사용된다면 1백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 경고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NRC의 존 애너 위원장도 “대부분의 지하 시설은 보통 지하 2백50m 깊이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 깊이에 존재하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핵 벙커버스터를 사용한다면 잠재적으로 참혹할 정도의 대량 인명피해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에 앞서 미 의회 조사국도 지난 2003년 5킬로톤의 핵 벙커버스터의 경우 방사성 낙하물의 피해가 커, 한 방만 발사해도 23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출했었다.

한 의회 소식통에 따르면, 하원의 이번 결정으로 미 국방부에 의해 계상된 4백50만달러의 핵벙커버스터 연구 예산도 전액 삭감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정부는 핵 벙커버스터 연구를 위해 에너지부와 국방부 예산으로 나눠 8백50만달러를 2006년도 회계연도에 계상했으며, 2007년도 예산으로도 이 연구를 마무리짓기 위한 명목으로 1천4백만달러의 추가 지원을 표명한 상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좌절, 럼즈펠드 치명타**

미 의회의 핵 벙커버스터 개발 저지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에도 미 의회는 2천7백만달러에 달하는 핵 벙커버스터 연구 예산 전액을 삭감한 바 있다.

이같은 핵 벙커버스터 개발 저지는 부시정부, 그중에서도 특히 럼즈펠드 국방장관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미 상원세출 의원회에 출석,“현재의 국방부 무기로는 지하 깊숙이 숨겨진 목표물을 파괴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70여개국은 이같은 지하 시설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고 핵 벙커버스터 개발의 불가피성을 주장했었다. 그는 “이들 국가는 단 하루에 암석 덩어리로 이뤄진 지하에서 농구장 크기의 공간을 팔 수 있는 장비들을 이용하고 있다”며 “벙커버스터 핵무기를 연구하는 것은 정말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는“국방부는 현재로서는 실제 새로운 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연구만을 원할 뿐”이라는 궤변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다이안 파인스타인 의원은 “물리법칙에 따르면 미사일은 핵폭발후 방사능 낙진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정도로 충분히 깊숙이 땅 속을 관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은 사무엘 보드만 에너지부 장관도 이전 청문회에서 인정했다”고 신랄히 비판했었다.

다인스타인 의원 등은 또 “벙커버스터 핵무기를 만들지는 않더라도 생산 가능성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적대국들에게 핵무기 개발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 이번 의회 결정이 북한 등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들은 또 “벙커버스터 등의 소형 핵무기가 개발된다면 핵무기 사용의 문턱이 낮춰질 것”이라는 지적, 호전적인 팬타콘(국방부) 세력이 주저없이 수시로 지구 곳곳에서 이들 신형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미 의회의 이번 결정으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발언권은 또 한차례 약화되는 동시에, 그동안 핵 벙커버스터 개발 시도를 맹성토해온 북한이 6자회담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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