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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병원 관련규제 대폭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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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병원 관련규제 대폭 해제

민간자본 유치 활성화, 시민단체 "의료 공공성 포기하는 일"

의료기관 영리법인이 이르면 2006년부터 허용되고 의사가 프리랜서 형태로 여러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허용되는 등, 의료관련 규제가 대폭 해제될 전망이다.

***복지부, "의료 경쟁력 위해서 병원 영리법인 허용"**

보건복지부는 13일 의료기관에 대한 민간자본 참여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의료 서비스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관련법을 연내 입법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의료기관 영리법인 허용' 등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으나 복지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의료기관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영리법인이 되는 것을 허용하되, 비영리법인에 대해서도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단 의료기관이 비영리법인을 유지할 경우에는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외국 환자를 국내 유치할 때 비자 발급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책도 마련된다. 국내 의료기관에서 외국인 의사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방안도 추진하게 된다.

복지부는 또 인력, 병상 등 의료기관 설립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의원ㆍ병원ㆍ종합병원ㆍ종합전문병원 등 현행 네 종류로 돼 있는 의료기관 분류 기준도 바꿔 전문병원 등을 별도 분류 분야로 정하는 등 세분화하기로 했다. 현재 의사가 한 병원에만 재직토록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개정해, 여러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프리랜서' 형태로 진료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런 조치에 대해서 송재성 복지부 차관은 "중국과 싱가포르 등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의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의료 개혁에 손을 놓고 있을 경우에는 우리 의료계가 붕괴되는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시민ㆍ사회단체, "안 그래도 돈 벌이 치중하는 병원들인데…"**

이번 복지부의 방안은 그 동안 형식적으로나마 '공적 영역'에 있었던 의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사적 영역'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의료관련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낳고 있다.

복지부 안대로 추진될 경우 일부 대기업 산하의 의료기관 중심으로 의료 서비스가 재편되는 것이 가속화됨은 물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경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더 어려워져 의료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의료 공공성'은 현저히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박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는 "지금 의료 서비스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빈부격차 차이에 따라서 건강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민간 자본이 의료 서비스에 대거 유입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욱더 건강권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민간 보험 활성화 등으로 이어져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건강보험을 파괴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도 "안 그래도 돈 벌이에 치중하는 국내 병원들이 대놓고 돈 벌이에 치중할 수 있는 길을 복지부가 열어주는 꼴"이라며 "의료 서비스를 일종의 산업으로 보는 '의료 산업화'의 포문을 연 것으로 '의료 망국 선언'에 비유할 만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주식회사 병원 등이 허용되면 자본이 들어오고 고용이 창출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의료 서비스에서 고용이 창출되는 곳은 병원 영리법인을 허용하지 않고 국가가 예산을 지원해 의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스웨덴, 영국과 같은 나라"라며 "우리나라가 좇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는 고용 창출은커녕 병원에서 비정규직만 확대되고, 과잉진료가 난무하는 등 겉만 화려하지 대부분의 서민들은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정책이 경제부처가 아니라 복지부에서 나온 것 자체가 놀랍다"며 "이번 일을 추진하면서 발생할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김근태 복지부장관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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