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과 중국에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요구키로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PSI를 통한 대북봉쇄정책이 한층 더 노골화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등의 PSI 참여가 현실화된다면 북한이 강력 반발할 것이 분명해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더욱 깊은 암운이 드리우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니혼게이자이> “美, 한-중에 PSI 참여 요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과 경제 거래가 있는 한국과 중국에도 PSI 참가를 요구하기로 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부시 정부는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한 대항책으로서 경제봉쇄 정책을 가속할 방침을 굳혔다”면서 “밀수 적발 등을 목적으로 한 PSI 운용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PSI는 대량살상무기나 미사일 등을 운반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각국이 협력해 임검하는 등의 작전으로 미국, 일본, 호주, 프랑스 등 15개국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강경 분위기는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중-일 방문에 이어 28일 다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국측에 PSI 동참 압박이 집중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힐 차관보, “6자회담 불확실”**
실제로 힐 차관보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숙소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에서 6자회담의 장래가 대단히 불확실하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아, 미국의 이같은 강경방침 선회를 뒷받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북한 정권이 이 문제의 해결을 원하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고 북한을 성토하면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 여부에 대해서도 “어느 국가든 핵 국가 그룹으로 진입하려 한다는 발표를 한다면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6자회담을 다 썼을 때 다른 대안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히 최소한 어떤 방안이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중국과의 협의에서) 미국은 많은 선택권을 가지고 있으나 6자회담을 그만두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외교, “PSI 필요시 사안별 검토” **
미국 정부의 이같은 PSI 동참 요구에 대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PSI가 추구하는 목적과 원칙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남북관계의 특수한 사정과 비록 속개되지는 않았으나 6자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 비춰 PSI의 여러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나, 필요한 경우 한국 정부로서도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안별)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의 이러한 반응은 현 단계로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미국 주도의 PSI에 참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가능해, 추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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