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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혈액원의 '오염혈액 채혈', 적십자사 6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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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혈액원의 '오염혈액 채혈', 적십자사 60배"

고경화 의원 "헌혈자 정보공유 시급", 복지부 "시스템 제작중"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안전 관리의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면서 시민들이 적십자사 산하가 아닌 비적십자사 혈액원으로 몰리고 있으나, 이들 혈액원의 혈액 관리는 적십자사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음 혈액원 등, 적십자사보다 오염 혈액 채혈 비중 60배나 높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실은 27일 "대표적인 비적십자사 혈액원인 '한마음 혈액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적격 혈액을 채혈한 비율이 적십자사보다 최고 6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비적십자사 혈액원 역시 혈액 관리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실에 따르면, 한마음 혈액원은 2003년에 1만5천3백87명이었던 헌혈자가 2004년에는 1만9천7백68명으로 25% 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적십자사 헌혈자 수가 2003년 2백30만여명에서 2백10만여명으로 10% 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잦은 혈액 안전 사고로 적십자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시민들이 비적십자사 혈액원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부실 혈액 관리는 비적십자사 혈액원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한마음 혈액원에서 '헌혈 유보군'으로부터 채혈을 한 경우는 2004년 기준으로 1백76건에 달했다. 헌혈 유보군이란 과거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ㆍ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판정 받아 더 이상 헌혈을 받지 못하도록 법으로 채혈을 금지한 이들을 가리킨다.

고 의원은 "같은 기간 적십자사 산하 혈액원의 헌혈 유보군 채혈 건수 3백20건과 비교해 볼 때, 전체 헌혈 건수 중 차지하는 비율만 놓고 보면 한마음 혈액원의 현황은 적십자사보다 무려 57.9배나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DS의 경우에는 42.4배, C형 간염의 경우에는 2백11배나 돼, 국가의 관리ㆍ감독 체계에서 벗어나 잇는 이들 비적십자사 혈액원이 더욱더 위험한 여건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3년부터 헌혈자 정보 공유 요구해, 복지부-적십자사 늑장 대응"**

이런 비적십자사 혈액원의 부실 혈액 관리 실태는 이미 충분히 예견된 것이어서 보건복지부 등 관리 당국 역시 책임 추궁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고 의원실은 "이렇게 비적십자사 혈액원의 헌혈 유보군 채혈 비율이 높은 것은 적십자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 헌혈자의 혈액 정보가 한마음 혈액원과 같은 비적십자사 혈액원으로는 공유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단 채혈을 한 후 적십자사에 조회를 하는 방식으로 혈액 관리를 하는 현재 상태에서는 헌혈 유보군 채혈 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마음 혈액원 관계자는 27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마음 혈액원은 개원한 지 불과 3년밖에 안 됐다"며 "특히 전체 헌혈자의 혈액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2003년부터 계속 통합 전산 시스템 등을 설치할 것을 복지부와 적십자사에 건의했지만 도입이 늦어졌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6억9천만원 헌혈자 정보 공유 시스템, 공유 범위 놓고 옥신각신**

이런 사정을 감안해 복지부는 올해 6억9천여만원을 들여 전체 헌혈자의 정보를 적십자사 외에 비적십자사 혈액원과 의료기관 등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혈액 통합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적십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이 시스템은 오는 10월께 시범 운영을 거쳐 2006년 1월에 현장에 도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적십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통합 전산시스템 역시 전체 헌혈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수억여원을 들여서 통합 전산 시스템을 만들어놓고도 헌혈자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마음 혈액원 관계자는 "지금 한창 개발중인 시점에서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통합 전산 프로그램이 만들어져도 비적십자사 혈액원 쪽에서는 일부 정보의 조회만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특히 한마음 혈액원에서는 무선 인터넷이 안 되는 지역에서 채혈을 할 경우 적십자사처럼 헌혈자 정보를 PDA(개인용 단말기)에 받아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적십자사가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복지부가 나서서 정리를 한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적십자사와 한마음 혈액원 등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공유되는 헌혈자 정보의 범위를 정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혈액관리법상 적십자사뿐만 아니라 비적십자사 혈액원, 의료기관 등도 헌혈자의 개인 정보 보호 의무를 갖고 있기 때문에 헌혈자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적십자사가 헌혈 정보 공유를 거부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헌혈자 정보 외부 유출시 위험천만, 개인 정보 보호 대책도 강구해야**

혈액 통합 전산 시스템이 구축됐을 때 자칫 헌혈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적십자사에서 독점적으로 관리하던 헌혈자 정보가 한마음 혈액원과 의료기관 등에서 공유하면서 개인 정보 유출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복지부 관계자는 "헌혈자 정보가 유출되면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복지부 입장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헌혈자 정보 공유는 불가피한 만큼 정보 유출이 안 되도록 두 번, 세 번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DB)가 연동될 경우 개인의 병력, 과거 헌혈 기록 등 민감한 헌혈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데다, 지금 적십자사가 헌혈자 정보를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혈액 통합 정보 시스템 구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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