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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라이스 국무, “적절한 시점 분명 북핵 안보리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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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라이스 국무, “적절한 시점 분명 북핵 안보리 회부”

미 분위기 더욱 강경화, ‘반대 입장’ 한국과 더욱 골 깊어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6자회담 가능성이 소진되는 등 시간이 적절하다면 확실히 북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경고해, 한국 정부와의 입장 차이를 분명히 했다.

***美라이스, “시간이 적절하면 분명히 북핵 안보리 회부”**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리투아니아를 방문하는 도중 미국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 우리는 필요하다면 유엔 안보리에 (북핵 문제를) 회부하는 권리와 가능성을, 필요하다면 다른 조치를 취할 권리와 가능성을 비축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상 상황을 평가해야 하므로 시한을 말하고 싶지 않다”고 구체적인 시한과 유엔 안보리 상정 시점 등에 대해서는 밝히길 거부했으나 “시간이 적절하다면, 우리가 들어가 있는 (6자회담) 틀의 가능성이 소진됐다고 믿어진다면 안보리에 분명히 갈 것”이라고 미국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정말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상태까지 갔다면 미국이 북한 핵무기에 대한 상당한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은 혼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는 우리가 한반도에서 매우 강력한 군사 동맹을 유지하고 있어서 북한의 침략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혼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북한에 경고했다.

그는 이밖에 “미국은 북한과 6자회담 틀 내에서만 협상을 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북한이 핵무기 야망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그러나 우리는 단지 우리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전체 국제사회와 직면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과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또다시 일축했다.

***미국 분위기 더욱 강경으로 흘러**

라이스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 최고위 정부 관리가 직접 안보리 회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태도가 한단계 한단계 더욱 강경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지난 달 방중에서는 “(만일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계속해서 거부한다면)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은 ‘다른 선택’을 추구해야 할 것이며 국제적인 시스템에 다른 선택이 있다”면서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시사한 바는 있으나 이처럼 단호한 입장 표시는 아니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스콧 멕클랠런 미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한다면 다음 단계에 대해 다른 참가국들과 협의할 것”이라며 “안보리 회부도 그 조치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북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강력 시사했었다.

미국 정부내 강성 기류는 점차 그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로, 미국 정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보수세력내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등도 이런 강성 기류를 부채질하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은 최근 ‘아시아 안전보장에 관한 정책 제언’을 통해 “향후 수개월에 걸친 6자회담 복귀 기한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참가를 거부하면 북한 비난 결의 및 제재 발동이 가능해지는 유엔 안보리에 북핵문제를 회부해야 한다”고 강력 요구했었다.

***반대 입장 한국과 더욱 간극 벌어져 **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우리 정부와도 분명한 온도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날이 한미간 인식차의 골이 깊어져가는 양상이다. 우리 정부는 줄곧 북핵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 20일 통일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정부는 “현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회부나 대북 경제제재를 가하는 것은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이와 관련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21일 <CBS 뉴스레이다>와 인터뷰를 갖고 “유엔 안보리가 만병통치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문제 해결에 오히려 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다만 6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작년 3차 회담이 열린지 1년이 되는 시기라 심리적으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북핵문제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회담 자체도 열리지 않고 이런 상황이 계속 오래 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계속 악화되고 대화 재개 가능성이 점차 사라지면 우리 정부가 미국의 강력한 요구에 대해 언제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북한은 특히 “미국이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고 그것이 제재를 의미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제재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맞대응을 하고 나서 현 시기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엔 안보리 회부가 현실화되고 북-미가 정면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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