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에 따라 지난 13일 1조원 규모의 '모태 펀드'(Fund of Fund) 운용주체 방안이 '전담운용사 설립'으로 확정, 발표된 이후 '제2의 벤처거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경실련, "인위적인 벤처확인제 폐지돼야"**
경실련은 18일 성명을 내고 "무분별한 벤처투자를 초래했던 벤처기업확인제도 폐지와 벤처캐피탈의 직접투자에 따르는 지원 방식 도입으로의 전환 등이 요청된다"고 촉구했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기존 기업의 벤처기업으로의 전환과 벤처기업의 창업을 촉진하여 우리 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1997년 10월 시행되어 2007년 12월31일 유효기간이 만료되도록 한시법으로 제정되었다.
문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벤처캐피탈의 투자유무에 따라 벤처기업이 정의돼 지원을 받는 것과는 달리 이 법에 따른 벤처기업확인제도(올해말 만료)는 인위적으로 벤처기업을 정의해 직접지원하는 바람에 정부의 지원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한 벤처기업의 난립과 '묻지마 투자'로 인한 코스닥광풍을 초래했다.
경실련은 "이같은 결과는 정부의 벤처기업에 대한 인위적 지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벤처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실험적 성격이 강해 사전적 평가가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투자리스크도 상당해 전문투자기관에 의해 평가되고 투자되어 주식시장이나 M&A 시장 등에서 가치를 실현하는 국제적 시장 룰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경실련의 비판은 17일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인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특별법 시효만료 후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이 법의 적용시한을 연장,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조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안의 시한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발표에 대한 반박이다.
김 의원이 4월 임시국회 회기안에 국회에 공식 제출할 개정안은 벤처특별법의 시한을 2007년 12월 31일에서 2012년 12월31일로 연장하고 2005년 12월31일로 돼 있는 벤처기업 인증제의 시한은 2010년 12월 31일로 각각 5년씩 연장하는 것이다.
***투자자 평가시스템 구축.투명성 제고해야"**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도 지난 14일 한국표준협회 최고경영자 조찬세미나에서 "투자자가 아닌 제3자의 기술평가를 통해 기업에 담보없이 돈을 대주는 우리나라의 벤처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시장원리에 따라 전문 분야별로 특화된 벤처캐피탈 스스로 직접 기술을 평가해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식 벤처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정부 벤처지원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현재 벤처시장은 총체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태라고 판단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불투명한 시장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단기부양에만 매달린다면, 제2의 벤처버블로 이어질 개연성은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경실련은 "투자자들이 복수로 평가, 그 평가 결과를 상호 검증.견제하고 축적하는 방향으로 벤처기업 평가시스템은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정부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경우 이를 공개함으로써 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시키는 것이야말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정부의 심사숙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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