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온 야생 반달가슴곰 새끼 6마리가 3개월간 긴 겨울잠을 끝내고 드디어 활동을 재개해 우리나라에서의 첫 봄을 맞게 됐다. 2001년 지리산에 방사됐던 곰 3마리는 이미 3월말 계류장에서 겨울잠을 깬 상태다.
***연해주 새끼 곰, 3개월 겨울잠 깨고 지리산 첫봄 맞아**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김재규)은 11일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2004년 10월1일 연해주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된 새끼 반달가슴곰 6마리가 지난 1월초 겨울잠에 든 후 3개월 만에 잠에서 깨 활동을 재개했다"며 "9일부터 수컷 3마리가 굴 밖 출입을 시작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또 "암컷 3마리는 아직 동면 굴 내부에서 머물고 있다"며 "수컷이 암컷에 비해 활동력이 강하고, 암컷보다 먼저 깨어나는 외국의 야생 곰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해주 반달가슴곰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난 시기는 지난 2001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장군, 반돌)보다 약 2주 정도 늦은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지리산 지역의 밤낮 일교차가 예년에 비해 크고, 4월초까지 잦은 눈과 비가 오는 등 꽃샘추위가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에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가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은 7~10일 정도 적응 기간을 거쳐 4월 하순부터 왕성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곰들은 가을에 도토리 등을 왕성하게 섭취한 후 체중의 20~30% 이상을 체지방으로 비축한 후 동면에 들어간다.
***2001년 방사 곰들은 계류장 생활, 올해 러시아에서 6마리 추가로 들여와**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3백29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동면에서 깨어난 연해주 반달가슴곰은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이다.
2001년 지리산으로 방사된 반달가슴곰 4마리는 적응에 부분적으로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가 야생 반달가슴곰과 3%가 다른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6월부터 구례군 계류장에서 관리되고 있다. 이들 곰들은 연해주산 곰과 달리 짧은 기간 반복해 수차례 장소를 달리하는 등 완전한 겨울잠을 자지 못했다. 야생과 달라진 계류장 환경이 이들의 겨울잠을 방해한 것이다.
한편 환경부는 오는 6~7월경에 러시아에서 야생 반달가슴곰 6마리를 추가로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수년간에 걸쳐 총 30여 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할 계획이다. 지리산에 이어 오대산(2008~2017년), 월악산(2012~2022년) 등에도 차례로 반달가슴곰을 방사해 백두대간을 잇는 반달가슴곰 생태계 복원도 장기적으로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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