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의 강한 반발과 미국의 발빼기에 일본이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 정치권과 언론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으며,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조기 방한' 뜻을 전달해오기도 했다.
***노나카 전 관방장관, “고이즈미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日역사에 오점”**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노나카 히로무 전 관방장관은 10일 후쿠오카 시내에서의 한 강연회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일국의 총리로서 일본의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민당내 비둘기파의 대표격으로서 7선으로 2003년 정계에서 은퇴한 노나카 전 장관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국과 한국의 큰 불만을 사게 됐다”면서 최근 국면의 원인을 고이즈미 총리에게서 찾았다.
그는 이어 “신뢰해야 할 파트너로서 아시아 전제와 신뢰감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일본은 쇠퇴국으로서 역사에서 배척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등 日에도 개선할 점 있어” **
일본 언론과 야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반일 행동에 자제를 요구한다’는 제하의 10일자 사설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가 매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일본측에도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일본 대사관 등의 파괴 행위는 상궤를 벗어난 행동”이라고 중국측의 폭력 반일시위를 비판하면서도,“중국의 반일 시위와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중-일 관계는 물론 중국의 대외개방정책 전체에 피해가 갈 것”이라며 신사참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도 이에 앞서 9일 “중국 반일시위의 최대 원인은 양국 정상간 신뢰관계가 없어서 진실된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자기가 당사자라는 의식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일본 언론 및 정치권의 고이즈미 비판은 최근 사태의 책임을 고이즈미 총리에게만 돌리면서, 사태의 본질을 왜곡시키려 하고 있다는 비판도 사고 있다.
***모리 전 日총리, “필요시 조기 방한” 뜻 전달**
일본 정계 일각에서는 악화될대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한 시도가 목격되고 있기도 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필요하면 조기에 방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친서를 한일의원연맹회장인 문희상 열린우리당 당의장에게 전달했다.
이같은 친서는 최근 방한한 일본 자민당 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을 통해 8일 전달됐으며 모리 총리는 친서를 통해 “한일간 긴장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다각적인 외교 채널을 가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화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도 10일 고바야시 의원이 8일 저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모리 전 총리가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를 갖고 이달중 방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도 고바야시 참의원을 따로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10일 확인했다.
그러나 고바야시 의원은 <마이니치신문>에 “모리 회장의 친서는 한일의원연맹 차원의 대화 요청”이라며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는 일절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말해, 이같은 화해 제스처가 아직은 정치권 차원의 진화 노력임을 시사했다.
특히 모리 전총리는 "일본은 신(천황)의 나라"라고 주장하는 대표적 극우인사중 하나여서, 그의 화해 제스처가 발등의 불끄기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도-교과서왜곡문제 및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을 놓고 기세등등하던 일본 극우는 최근 한-일의 강한 반발과 이에 따른 미국의 한발 빼기에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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