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평론가가 노무현대통령을 일컬어 "한 나라 원수로는 유례없는 히스테리 정치에 빠져들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한국이 계속 독도문제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국교단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본 평론가 니시오 간지(西尾幹二)는 최근 발간된 <산케이신문> 계열 월간지 <쇼쿤(諸君)> 5월호에 게재한 '일본을 침몰시키려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비난했다. 니시오는 후소샤 교과서를 만든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후원회원이기도 한 극우평론가다.
***"盧, 일국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해"**
니시오는 최근 일본을 급습한 4가지 파도로, "아사히(朝日)신문-NHK의 '자민당 압력' 보도사건, 라이브도아 주식 적대적매수 사건, 한국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소동, 북한인권옹호법 국회상정을 둘러싼 사건"을 꼽으며, "이들 4대 바람은 '반일'이라는 동일한 방향으로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아사히-NHK사건이란 일본 공영방송 NHK가 ‘위안부 국제전범 법정’ 프로그램을 통해 종군위안부 제도에 대한 국가와 일왕의 책임을 거론하려 하자 자민당 우익정치인들이 압력을 행사해 중단시킨 사실을 아사히 신문이 특종보도한 사건을 가리킨다. 라비브도어 주식 적대적 인수합병(M&A) 사건이란 일본의 인터넷기업이 일본최대 민영방송이자 <산케이신문><쇼쿤><세이론(正論)> 등 일본 극우언론 및 후소샤의 모기업인 후지 TV를 인수하려 해 일본극우들을 경악케 한 사건을 일컫는다.
니시오는 특히 한국의 이른바 '다케시마 소동'과 관련, "지난해 7월에 미래지향을 약속했던 노무현대통령이 돌연 표변해, 왜 한 나라의 원수로는 예가 없는 히스테리 정치에 빠져들었는가는 명백치 않으나 이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고 표현, 노대통령의 대일비판을 '히스테리 정치'로 매도했다.
그는 지난 3월22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무장관의 방한을 거론하며 "방한중인 라이스 장관에게 노무현대통령은 다케시마 문제와 역사교과서 문제를 누누히 호소하며 일본을 비난하자, 라이스 장관은 당혹해하며 이 안건에 대해 시종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며 "외교의식에도 어긋나고 일국의 대통령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식을 벗어난 행동에 비애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계속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이런 나라와는 국교단절밖에 없어"**
니시오는 구체적으로 독도문제와 관련, "한국국민이 다케시마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곤란한 문제"라며 한국측에 3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는 첫번째로 "기존의 한일 역사공동연구회장에서 다케시마의 역사에 관해 양국 학자가 철저하게 토론하고 그 내용을 양국 매스컴이 전면공개하도록 양국정부가 보장해야 한다"며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일본측이 주장하는 역사사실이 지금까지 금기(禁忌)로 활자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번째로, "다케시마는 에도(江戶)시절부터 일본의 기록에 이름이 남아있고 실효지배를 해온 고유의 영토"라며 "반면에 한국인은 다케시마를 알지 못했고 다케시마에서 80km 떨어져 있는 울릉도도 '공도(空島)정책'을 통해 방기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905년에 다케시마를 시마네현에 편입시켰을 때 한국은 항의를 할 수 없었던 입장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며 "합방전에 한국은 외교권을 뺏기지 않았다. 당지 다케시마에 관심이 없었던 것일뿐"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피점령시대였던 1952년 공해상에서 충돌이 일어나자 (한국이) 이승만 라인을 그어 다케시마를 그 안에 편입시켰다"며 "그후 일본은 4차례나 다케시마에 있던 한국인에게 퇴거를 명령하고 일본영토 표식을 세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역사를 아무리 소리 높여 해도 한국측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일본정부는 한국정부에게 다케시마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맡기자는 일본측 제안을 널리 국민에게 알릴 것을 공식으로 요구해야 한다"며 "이래도 한국이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거부한다면 이런 나라와는 국교단절밖에 없다"고 국교단절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는 마지막 세번째로, 일본정부에 대해 "다케시마의 올바른 역사기록에 대해 일본국민이 TV와 신문과 기타 수단을 통해 광범위하고 깊은 지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NHK에 주어진 역할과 의무가 대단히 크다"면서 NHK가 '다케시마' 스페셜 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사시 국교단절'까지 주장하는 니시오의 주장은 지금 일본극우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독도분쟁을 공론화하려 하고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한 예로, 앞으로 한일관계가 결코 순탄할 수 없음을 예고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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