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병국 사무총장이 2009년 한해 동안 자신의 승용차에 3700여 만원 어치의 기름을 넣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양평군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아 11일 공개한 정 사무총장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에는 정 사무총장이 2009년 지출액인 2억279만8971원 중 19%에 이르는 3768만283원을 주유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 사무총장의 지역구인 양평군 소재 가야주유소에서 47차례에 걸쳐 1700만6000원어치를 주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00만원을 결제한 뒤 불과 일주일 후에 100만원을 또 결제한 사실도 있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지난 한해 동안 1140만원(월 95만원)의 차량지원비(주유비)가 현금으로 지급되는데, 이를 포함하면 1년 동안 5000만원 가까운 돈을 주유비로 쓴 셈이 된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가 "주유비 용도대로 쓰지 않고 다른 용도로 썼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정 사무총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기자와 통화하면서 내용을 다 설명했고, 의구심이 있었으면 그 때 물어봤어야지...(안 물어보더라.) 그리고 나서 오늘 기사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우리 지역인 경기 가평, 양평이 서울 지역 전체 면적의 2.5배다. 저희 지역구 사무소에 차량이 공용 차량이 한 대 있고, 지역에 사무처 직원이 쓰는 차가 있다. (저도) 하루에 움직이는 거리가 약 200에서 300킬로미터다"라며 "주유비가 과도하게 나왔다는데 차량이 움직이는 양을 보면 놀라울 정도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사무총장은 "지구당 사무처에 직원이 쓰는 차는 지역에 곳곳을 독거노인을 다 찾아 다니고 수시로 서울 사무소를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리고 지역 단체 야유회, 봉사활동 등을 다 따라다닌다"고 강조했다.
가야주유소에 1700만원 어치 이상을 주유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 사무총장은 "부끄럽지만 내가 지금 후원금이 안 모인다. 가야 주유소에 외상값이 600만원이 지금 밀려있다. 한달에 한두 차례 세 차례 나눠 결재했는데, 그 결재 시점에 잔고가 없어서 있는 만큼만 (카드로) 결재하고 또 후원금이 들어오면 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정병국 의원의 차량은 자가용 비행기라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서울면적의 7.5배인 영월, 평창, 태백, 정선을 지역구로 둔 이광재 의원을 보아도 총선이 열린 2008년도에 사용한 주유비와 차량수리비를 합치면 약 1천800만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선관위는 얼토당토 않을만치 황당한 주유비 사용 내용에 대해 위법 혐의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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