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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60주년, 묘목만 심을뿐 숲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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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60주년, 묘목만 심을뿐 숲은 줄어"

녹색연합, "어린 나무 심기보다, 파괴된 산림부터 복원할 때"

1946년 처음 제정된 식목일이 60주년을 맞았지만 무분별한 생태계 훼손으로 오히려 숲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최단기 녹화 성공국 신화'에 가려진 어두운 면이다.

***"이제 어린 나무 심기보다, 파괴된 산림 복원할 때"**

녹색연합은 4일 "우리나라는 1970년대 초부터 나무를 심어 산과 들을 푸르게 하는 치산녹화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지만 오히려 산림 면적은 해마다 줄고 있다"며 "1976년부터 2003년까지 20만6천8백23ha의 산림이 줄어들었고, 지금도 해마다 1만1천ha나 되는 숲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또 "자연자원을 이용하거나 개발한 뒤에는 복원이 뒤따라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난개발 뒤 복원 없이 방치하거나 형식적이고 부실한 복원으로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산사태를 야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특히 우리나라 산림 생태계의 핵심이 되는 백두대간의 경우 보호면적 4천3백68㎢의 8%에 해당하는 3백38㎢가 훼손됐고, 훼손지는 총 1만7천66곳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이제 어린 나무를 심는 것보다는 잘 자란 큰 나무를 보호하고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할 때"라며 "특히 한반도의 생태축인 백두대간 훼손지를 복원하기 위해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고 적절한 복원 프로그램이 수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하지 않는 산길, 백두대간 봉우리 날려버린 광산, 수력 발전 멈춘 댐…"**

한편 이날 녹색연합은 시급히 복원해야 할 훼손된 백두대간 10개 분야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날 녹색연합이 선정한 10개 분야는 ▲터널을 뚫은 뒤 이동이 없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산길(육십령, 이화령, 죽령, 싸리재, 대관령), ▲백두대간 봉우리를 날려버린 광산(자병산 석회석 광산, 원경 광업소, 추풍령 채석 광산), ▲10년 동안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온천(문장대 온천), ▲수력 발전을 멈춘 적자덩어리 댐(도암댐), ▲4대강을 농약과 비료로 오염시키는 고랭지 채소밭(매봉산 고랭지 채소밭, 덕항산 고랭지 채소밭, 고루포기산 고랭지 채소밭), ▲훼손된 산 정산부와 등산로(설악산 대청봉, 지리산 천황봉 등), ▲소가 없는 대관령 목장, ▲산꼭대기에 버려진 군 기지(무등산 바람재 폐기지, 함백산 폐기지, 마산봉 폐기지), ▲침엽수만 심어 수원함양이 떨어지고 생물종 다양성도 사라진 인공 조림지, ▲백두대간 핵심에 조성된 공원묘지(태백시 공원묘지) 등이 선정됐다.

이들 백두대간 10개 분야는 환경단체, 지역 주민이 지속적으로 훼손 사실을 고발하며 복원을 강하게 주장해왔던 곳이다. 대표적인 훼손 사례로 지목된 곳은 터널이 뚫려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산길들이다. 육십령과 같은 산길은 터널이 뚫린 뒤 숲의 맥을 끊은 채 고속도로 휴게소만 세워져 있는 채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

속리산 국립공원 경계 지역에 위치한 문장대 온천의 경우에는 10년 동안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채 방치되고 있다. 최근에는 8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03년 대법원이 불허했던 온천 개발을 상주시가 2004년 7월 재허가하면서 또다시 지역 주민,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상주시와 개발업체는 "대규모 온천에서 나오는 오수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을 도입해 환경오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인근 괴산군 주민과 환경단체는 "하루 2천t 규모의 오·폐수를 완전히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강 상류의 물을 강릉 남대천으로 방류하면서 수력 발전을 해온 도암댐 역시 2001년 3월 발전이 중단된 뒤 계속 방치돼 있다. 현재 정선, 영월 지역 주민들은 해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연구 용역을 맡겨놓은 한국수력원자력은 해체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 하고 있다. 그 동안 약 3백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수질 오염도 심각한 상태다. 지난 2004년 10월 국정감사 때는 한 의원이 가져온 도암댐의 오염된 물을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녹차인 줄 알고 마시는 해프닝으로 크게 회자되기도 했다.

이밖에 대관령 목장의 경우는 사육 소가 줄어 목장으로서 가치가 상실된 후 드라마 촬영지로 더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자병산 석회석 광산 등은 백두대간 봉우리를 날려버린 뒤 복원 대책이 없어서 백두대간 경관과 산림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례다.

***백두대간 훼손지부터 복원할 때, 진정한 '녹화 성공국'**

녹색연합은 "백두대간은 우리나라 생태계의 큰 축으로서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 구조를 결정짓는 데 있어 매우 큰 영향을 준다"며 "우리나라 자연환경의 건강성과 직접 맞닿아 있는 백두대간의 훼손지는 반드시 원래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이를 위해 ▲산지관리법을 정비해 복원·복구의 기준과 원칙 수립하고, ▲생태 중요도에 따라 복원할 곳과 복구할 곳을 구획해 복원·복구의 모델을 수립하고, ▲복원 이후 철저한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며, ▲백두대간 보전의 중요성과 훼손지 복원에 대한 홍보와 교육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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