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국제적 규모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역사박물관 개관식에 40개국 정상급 지도자들을 초청하면서도 일본에게는 초청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홀로코스트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와 견주면서 ‘전범국이면서도 마치 피해자인양’ 행동하는 일본의 행태가 결국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만든 셈이다.
***이스라엘, ‘대학살’ 박물관 개관에 日 초청 안해. “원폭피해-홀로코스트 견줘”**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15일 열린 홀로코스트 역사박물관 개관식에 세계 40개국 정상급 지도자들을 초청했으나 일본은 초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역사박물관은 1995년 고 이츠하크 라빈 총리 장례식 이후 이스라엘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국제적 행사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 등 각국 정상과 수상, 사절단들이 참석했다.
신문은 일본이 초대 받지 못한 이유로 “이는 분명히 일본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를 홀로코스트와 비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로서는 2차 대전 전범 국가이면서도 홀로코스트 이미지를 교묘히 이용해 피해자로 둔갑하려는 일본을 초대했다가는 행사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셈이다.
이번에 새로 개관한 역사박물관은 바닥 면적만 약 4천2백평방 미터로 나치 독일에 학살된 6백만명의 유대인을 기리기 위해 1973년에 지어졌던 구 역사박물관에 비해 4배 규모다. 예루살렘의 ‘야드 바셈’ 박물관 단지에 지어졌으며 10년의 공사기간 동안 총 5천6백만달러(약 5백60억원)가 소요됐다.
***일본, “이스라엘의 결정 사항일 뿐” 애써 무시**
이와 관련 준 요코다 주이스라엘 일본 대사는 <하레츠>에 “이는 이스라엘의 결정 사항이며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혀 애써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홀로코스트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이며 우리는 우리의 기억속에 이를 남겨두어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또한 다음 세대를 위해 히로시마의 기억을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같은 공포를 막기 위한 가장 정확한 방법은 전쟁을 막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히로시마의 기억을 홀로코스트와 비교할 수는 없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지난 16일 이 역사박물관 개관식을 국제뉴스로 보도하면서도 이같은 전후 사정은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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