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금융회장 스톡옵션 모두 반납

"다른 경영진 것은 유지돼야", 정부압력에 우회적 불만

황영기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이 16일 자신에게 주어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25만주를 모두 반납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스톡옵션 문제로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스톡옵션을 반납하겠다"고 밝히고 "그러나 다른 경영진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은행관계자는 밝혔다.

우리금융은 앞서 지난 2일 이사회에서 황영기 우리은행장 25만주를 포함해 지주 임원 49명에게 1백63만5천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했으며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방침이었다. 행사가격은 주당 9천2백82원이며 행사 가능기간은 2008년 3월2일부터 2011년 3월1일까지 3년간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스톡옵션 부여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아직 11조원대의 공적자금이 회수되지 못한 금융기관이라는 이유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고 이에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황 회장의 스톡옵션을 15만주로 줄이고 다른 임원들에 대해서도 같은 비율로 스톡옵션을 줄일 것을 우리금융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지주측은 "스톡옵션의 전제조건이 다른 은행들보다 높은 성과를 올릴 때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다른 은행들도 모두 임원들에게 우리금융 이상의 스톡옵션을 주고 있으며, 지난해 우리은행이 1조3천억원의 사사최대 단기순익을 올렸다"는 이유를 들어 강한 불만을 토로했었다.

그러던 중 황영기 회장이 16일 정부 요구보다 많은 스톡옵션 전량을 포기하는 대신 나머지 임원들에 대해선 부여된 스톡옵션 유지를 요구한 것은, 정부에 대한 우회적 불만 토로로 해석가능해 정부의 추후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