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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끝내 사상최고가 경신, 세계증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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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끝내 사상최고가 경신, 세계증시 '휘청'

1년새 51% 폭등, '3차 오일쇼크' 도래. 부시 진화 나섰으나 별무소득

국제기준유가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국제투기세력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을 일축하며 준동, 마침내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그 결과 세계증시가 동반 폭락하고, 달러화가 또다시 약세로 반전할 조짐을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제3차 오일쇼크'의 현실화다.

***WTI 사상최고가 경신, 1년새 51% 폭등**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4월 인도분 가격은 한때 배럴당 56.50달러까지 오른 뒤 전날보다 1.41달러(2.6%) 오른 56.4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WTI 종가와 장중가 모두 1983년 NYMEX에서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고치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0월24일 장중에 수립된 배럴당 55.67달러였다. WTI 선물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51%나 올랐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장중 54.95달러까지 오른 뒤 전날보다 배럴당 1.28달러(2.4%) 상승한 54.88달러로 마감돼 역시 1988년 IPE 선물 거래 개시 후 최고 기록을 3일 연속 경신했다.

특히 이날 사상최고가 경신은 이란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 생산쿼터량을 하루 50만배럴 높인 2천7백5만배럴로 하고, 현재 수준의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상반기 중 또다시 50만 배럴 추가 증산할 수 있다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와 관련, "OPEC 회원국들은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면 배럴당 60달러가 넘어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공식쿼터량 2천7백만배럴을 초과한 2천7백7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증산결정은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블룸버그 자체 조사 결과 지난 2월 OPEC 회원국들은 2천9백85만배럴을 생산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79년 이래 최고치인 3천54만배럴을 생산하기도 했다"면서 쿼터량 상향조정의 의미를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세계증시, '3차 오일쇼크'에 폭락장세**

이같은 유가폭등은 미국 및 세계 증시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뉴욕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112.00 포인트(1.04%) 하락한 10,633.10으로 마감됐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9.23 포인트(0.94%) 떨어진 2,015.75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9.68 포인트 (0.81%) 내린 1,188.07로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폭락은 미국의 세계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가 북미지역 판매부진으로 인해 1.4분기 적자가 예상되고 지난해 4.4분기 미국 무역적자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으나, 가장 큰 악재는 유가폭등이었다. 증시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터에 국제유가가 날로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어렵다면서 주식시장이 활기 회복을 위해서는 유가안정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유럽증시도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아, 이날 영국의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1.25%(62.60포인트) 하락한 4,937.60으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의 CAC40지수도 1.43%(58.34포인트) 내린 4,019.40, 독일의 DAX지수 역시 1.79%(78.58포인트) 밀린 4,309.11로 거래를 마감했다.

17일 개장한 한국 등 아시아 증시도 폭락장세를 보이고 있다.

***부시 서둘러 진화 나섰으나 별무소득**

이처럼 유가폭등이 세계경제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자, 부시 미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은 이날 "에너지 가격과 미국 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국제유가는 차기 G7회담의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유가급등을 막기 위해 그동안 여러 경로로 산유국들에 압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와 관련, "OPEC의 이번 증산 결정은 사우디 아라비아 등 미국의 친미국가들이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통상 날씨가 풀리고 수요가 줄어드는 2.4분기에 OPEC는 쿼터량을 축소했다"면서 "따라서 이번 증산 결정은 OPEC로서는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요컨대 미국의 압박으로 OPEC이 이례적으로 증산결정을 내렸음에도, 유가가 계속 급등해 미국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OPEC는 최근의 고유가는 달러 약세와 세계적인 원유수요 증가에 따른 투기자금의 대대적인 유입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어, OPEC의 증산이 가격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을 시인하고 있다. 이들 국제투기세력은 만성적인 수요-공급 불일치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오를 것으로 판단, 공격적 투기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고유가가 달러화 약세를 초래하면서, 세계환율시장에도 커다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는 "OPEC는 국제유가를 달러 대신 유로화로 변경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 달러화 약세현상이 재연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럴 경우 현재 우리 정부가 부지런히 달러화를 사들이며 방어하고 있는 원-달러환율 1천원선도 금명간 붕괴될 것으로 전망돼, 고유가와 원고(高)라는 이중고로 우리 수출기업들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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