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국세청장 퇴임, "접대문화 건전화 자부심"

"접대비 실명제 비판은 근거없는 감성적 불만"

이용섭 국세청장이 11일 퇴임했다. 2년간의 재임기간중 숱한 외부압력에도 불구하고 접대비 한도 50만원 도입, 무(無)골프 약속 등을 관철, '소신있는 국세청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재임기간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꼽으라면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확실히 이뤄낸 것"이라며 "취임 이후 외부청탁이나 로비에 의해 세무조사를 집행한 일이 단 한건도 없고 개별 납세자의 조사내용에 대해 일체의 간섭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또 재임기간 동안 정치권과 재계, 일부언론의 공세를 받았던 접대비 한도 50만원 도입과 관련, "접대비 실명제가 소비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은 감성적인 부분에서 불편함이 많아 제기된 것으로 통계가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재계 등의 비판에 쓴소리를 했다. 이 청장은 "접대비 실명제 도입으로 마찰과 갈등도 많았지만 접대문화를 건전하게 바꾸는 데 기여했다고 확신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청장은 또 "국세청장으로서 외부청탁이나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연고나 지연 등을 배제하고 그동안 알고 지내던 관계를 철저히 단절하다 보니 국세청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지만 개인적으로 잃은 것이 많았다"며 "앞으로 복원해야 할 일"이라고 말해, 그동안 말못할 사연이 많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이 청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많은 분들이 재임 2년을 '국세행정이 크게 발전했던 기간'으로 인정해주는 지금, 떠나게 돼 행복하다"며 "'窮不失義 達不離道(궁해도 의로움을 잃지 않으며 잘돼도 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자세를 지키는 훌륭한 국세인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