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인간복제반대 선언문' 채택, 우리나라는 반대

법적 구속력 없어, 인간배아 복제 연구 경쟁 본격화될 듯

수년간의 진통 끝에 모든 형태의 인간 복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선언문이 유엔총회 법률위원회에서 채택됐다. 하지만 이는 구속력 있는 조약이 아니어서 국제사회에서 인간배아 복제 연구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과 함께 윤리문제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갈등은 더욱더 확산될 전망이다.

***인간복제 유엔 선언문 통과, 우리나라는 반대**

보건복지부는 '인간복제에 관한 유엔 선언문'이 지난 18일 유엔총회 법률위원회에서 찬성 71표, 반대 35표, 기원 43표로 채택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채택된 선언문은 1백9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된다.

모두 6개 항으로 이뤄진 선언문은 ▲생명과학 적용에 있어서 인간생명(human life)를 적절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 ▲인간의 존엄과 인간생명을 보호와 양립할 수 없는 모든 형태의 인간 복제 금지, ▲인간생명에 반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 조작 기술 적용할 금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강구할 것, ▲생명과학 적용에 있어서 여성의 착취를 금지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것, ▲인간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규제를 미루지 말고 실행할 것, ▲생명과학을 포함한 의학 연구에 있어서 특별히 개발도상국에 적용될 수 있는 AIDS, 결핵, 말라리아와 같은 시급한 전 지구적인 문제들을 고려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이번 선언서가 채택되는 과정에서 미국, 독일, 아프리카 나라들은 선언문에 찬성한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프랑스, 중국, 일본, 캐나다 등은 반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찬성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던 이슬람권 국가들은 기권했다.

***복지부, "구속력 없어서 인간배아 복제 연구에 영향 주지 않아"**

이번 선언문은 구속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생명'의 지위에 관해서 명확한 규정을 하지 않는 등 각국이 저마다 해석할 여지를 열어줘 그 효과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복지부도 "선언문의 법적 구속력이 없고,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우리나라의 '생명윤리법' 이상의 추가적인 규제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인간배아 복제 연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회원국들은 지난 3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인간배아 복제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코스타리카 안'과 한국을 중심으로 인간배아 복제를 부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벨기에 안'이 팽팽한 대립을 벌여왔으나 결국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으로 지난 11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실효성이 거의 없는 선언문의 채택으로 인간배아 복제 연구 경쟁이 국제사회에서 본격화되는 것과 함께 그 윤리적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다시 인간배아 복제 연구 금지 조약을 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인간배아 복제 연구 육성뿐만 아니라 윤리적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법ㆍ보완과 사회적 합의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