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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자주적 시아파 정권'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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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자주적 시아파 정권' 집권

[개표] 친미 알라위派는 3위에 그쳐, 쿠르드족 독립 가속화

이라크 총선 최종 개표 결과 시아파인 ‘유나이티드 이라크 연맹’(UIA)이 최대 정파로 부상하고 쿠르드지역의 '쿠르드연맹리스트'(KAL)은 2위로 크게 약진한 반면, 미국의 후원을 받던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의 ‘이라크리스트’(IL)는 3위에 머물러 미국을 당혹케 했다.

또한 예상대로 수니파의 참여율이 극히 저조해 향후 이라크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주요 정치세력으로 부상한 쿠르드정파는 독립을 원하고 있어 또다른 불씨를 던져주고 있다. 아울러 UIA가 친이란계라는 점에서도 주변국들과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라크 총선 최종 집계, 시아파 UIA 1위-쿠르드 연맹 2위**

13일(현지시간) 발표된 이라크 총선 최종 집계 결과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 시스타니가 지지하고 있는 UIA가 48%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약 2주 만에 선거 결과를 최종 발표하고 2위로는 쿠르드 정당 2개가 연합한 KAL이 26%로 차지했으며 알라위 총리의 IL은 상당한 격차가 벌어진 14%로 3위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각 정파가 얻은 득표수와 제헌의회 의석 예상수를 보면 UIA는 4백7만여표를 얻어 1백3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KAL은 2백17만여표로 72석의 의원을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3위에 머문 IL은 1백16만여표로 39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율은 전체 유권자 중 8백 50만여명이 참여해 58%를 기록했으며 3일동안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가 나오지 않으면 최종 집계 결과는 공식적으로 발표된다.

***이라크 최초 시아파 정권, 신정정치여부 및 친이란성향 촉각**

이번 선거를 통해 예상대로 시아파 정권이 탄생하게 됐다. 시아파 정권이 탄생하기는 85년 이라크 현대 역사상 처음으로 UIA와 IL의 득표율을 합치면 주요 정치결정에 있어 안정적 다수에 해당하는 60%를 넘어 62%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시아파 정권 탄생보다는 UIA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UIA는 알라위 총리의 세속적인 시아파와는 달리 신정 성격이 보다 강한 연맹체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UIA가 신정체제를 향해 나아간다면 이라크 총선을 중동 민주주의 확산으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미국으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UIA의 주요 구성 정당들의 면면을 보면 친이란 성격이 강해 미국으로서는 또다른 의미에서 경계할 것으로 보인다. UIA의 공천 1순위인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의 아지즈 알 하킴은 후세인 정권 시절 이란으로 망명,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1기에서는 ‘악의 축’으로 지목하고 2기에서도 ‘세계의 주요 테러 지원국’으로 강하게 비난했던 이란이 이라크에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슬람권에서는 시아파가 소수라는 점에서 수니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사우디나 이집트 등 중동국가들도 시아파가 정권을 차지하고 있는 이란 이외 또다른 시아파 정권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경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 UIA는 신정체제를 부인하고 있고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으나 시스타니의 종교적 해석이 바로 정치권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현 임시정부보다는 보다 신정 성격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이란과의 정서적 연대도 보다 강화될 것은 쉽게 예측가능하다.

하지만 UIA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점은 이 상황에서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UIA로서는 다른 정치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서만이 안정적인 정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UIA의 득표율은 제헌의회를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3분의 2 지지에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정국 최대 변수, 수니파 참여 여부**

그렇지만 향후 이라크 정국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수니파의 정치 참여 여부이다. 이번 총선에서 과거 주도권을 쥐고 있던 수니파의 참여도는 극히 저조해 선거 정당성 논란이 재차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니파 지역인 안바르주에서는 유권자의 2%만이 투표에 참여했고, 살라하딘주에서도 투표율은 29%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 참여했던 수니파 정치인인 가지 알 야웨르 임시정부 대통령은 2% 미만의 득표율을 보였고 아드나 파차치 수니파 유력 정치인도 0.1%라는 극히 저조한 득표율에 머물렀다.

게다가 수니파에 영향력이 막강한 ‘이슬람 성직자협회’측은 13일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점령 상태와 국제감시부재 속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존 방침을 재천명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이에 대해 “수니파와의 권력 분점이 중요하다”는 표현으로 이라크 향후 정국을 전망했다. “수니파가 정치과정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민주화는 난국에 빠질 것이며 무장세력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위협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제헌의회에서 제정되는 헌법은 3개 주에서 3분의 2이상의 유권자들이 반대하면 성립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수니파의 협조를 얻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쿠르드족 약진. 독립 추진 우려. 대통령 내지 총리직 요구**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역시 쿠르드족의 약진이다.

이에 따라 쿠르드인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고조돼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키르쿠크 등 쿠르드자치지역의 쿠르드인들은 선거결과 발표후 거리에 나와 춤을 추기도 했고 쿠르드깃발을 흔들었으며 한 쿠르드인은 현재 심정을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AFP 통신은 이에 대해 “쿠르드족이 새로운 이라크에서 주요 정치 세력으로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쿠르드족은 이라크 정치에서의 캐스팅보트를 쥐었으며 시아파 종교집단과 세속적인 아랍계통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따라 대통령직이나 총리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에 따르면 중동지역 많은 전문가들은 “쿠르드족은 새로 확보한 권력을 이용해 그들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려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목표에는 물론 키르쿠크를 자신들의 통제권 하에 두는 것과 제헌 헌법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포함시키는 것이 들어있다.

아울러 통신은 “쿠르드족들은 계속해서 독립을 하지 않을 것이며 자치권만을 얻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주변국들은 이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쿠르드족들이 독립으로까지 나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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