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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가들, "부시 발언으로 6자회담 재개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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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가들, "부시 발언으로 6자회담 재개될듯"

"회담장서 미국이 전향적 협상안 내놔야 북핵 타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북핵문제를 간략하게만 언급하고 종전처럼‘거친 언사’를 사용하지 않자, 4차 6자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 “부시, 평화외교적 북핵 해결 의지 표명” 환영**

부시 대통령이 이날 1시간 분량의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북한이 핵야망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아시아 정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딱 한 문장뿐이다. 3년전 북한을 이란 및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직접 거론하며 강하게 비난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는 “유럽동맹국들과의 협조를 통해”라는 외교적 노력을 언급하면서도 “오늘날 세계에서 주요한 테러 지원국, 자국민들의 자유를 박탈하며 핵무기 추구” 등의 문구로 강력 비난했던 점에 비교하면 분명히 대조적인 접근이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변화에 대해 우선 정부 당국은 환영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북한 핵 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의 금번 국정연설 발언은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어 “부시 대통령이 자유의 확산을 통한 테러 종식을 대외정책의 장기적 목표로 설정하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한 것은 우선적인 안보 위협인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우방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적극적 외교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북한의 호응으로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진전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정부는 회담 참가국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고 조기에 부시 2기 행정부의 새로운 외교안보진영과 협의를 개시, 향후 부시 정부와 북핵문제 등 한미간 주요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 북-이란 차이 주목**

외신들도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접근 노력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부시 대통령이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6자회담을 지속할 것임을 재천명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이어 부시 대통령이 이란과 시리아 등에 했던 강성 발언에 북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테러리스트 은신처, 핵추구 국가 등의 거친 언사에서 북한은 제외했다”며 “이러한 낮은 수위의 언급은 이란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과는 상당한 대조”라는 평가다.

로이터 통신도 “부시 대통령은 3년전에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언급했으나 이번에는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외교를 강조했다”며 “교착상태의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부시 정부의 목표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했다.

***국내 전문가, “차기 회담 개최 전망 높아져”**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핵문제에 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데 대해 국내 전문가들도 “부시 정부로서는 북한을 자극해 6자회담이 무산되면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자회담 개최 전망이 밝아졌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며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도 “강경발언이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에 따라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도 4차 회담이 지연되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특히 북한 이외 이란과 시리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강경 발언을 한 데 대해 “최근 방북한 미국 의원단이 북한에 대해 강경발언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등 국내외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담 이후 전망은 유보적, “美, 전향적 협상안 내놔야” **

하지만 회담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 우세했다.

이철기 교수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연설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를 언급한 것을 주목했다. 이 교수는 “이는 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한 협력과 PSI를 통해 북한에 압력을 넣겠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라며 “압력유지용으로 6자회담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경계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부시 2기 정부의 대북정책 해법에 변화가 없다면 실질적인 진전은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대담한 접근’ 언급도 리비아 방식의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아울러 미국이 최근 체제변형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은 핵 폐기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가 아니라 핵도 폐기되고 자유도 확장된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하려는 개념으로 확장한 것으로 보이며 북에 대해 인권 등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욱식 대표도 “6자 회담이 열리고 나서의 전망은 어둡다”고 우려했다. 그는 "협상을 하는 것이 주고받기식이 목표가 아니라 미국은 3차에서 내놓은 안을 북한에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며 "4차회담의 관건은 미국이 기존 안을 수정하느냐 여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최근 미국 언론이 북한의 우라늄 수출 문제를 보도한 배경에도 강경파들이 흘렸을 가능성도 있는 반면, 부시 정부가 국정연설에서는 직접 거론하기 부담스러워 간접적으로 흘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만일 부시 정부가 고의로 흘린 것이라면 이는 부시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여전히 강경 목소리인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을 드러내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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