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현충사는 박정희 기념관 같은 곳"이라고 폄하발언해 논란을 빚었던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하룻만에 "현충사는 소중한 역사적 공간"이라고 말을 바꿨다.
***"현충사는 박정희 기념관"에서 "현충사는 소중한 역사적 공간"으로**
유 청장은 28일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띄운 '복기왕 의원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같은 날 현충사가 위치한 충남 아산시의 지역구 의원인 복기왕 열린우리당 의원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오마이뉴스> 기고문을 통해 비판한 글에 대한 답신을 통해 이같이 해명하며 사과했다.
유 청장은 "우선 이번 광화문 현판 교체와 관련하여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광화문 문제를 급히 논하는 과정에서 현충사 현판을 언급한다는 것이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부적절한 표현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저의 오류였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의원님께서도 언급하셨듯이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애국충정과 멸사봉공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소중한 역사적 공간"이라며 "그렇기에 우리 청에서는 이곳을 사적으로 지정하여 직접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화재청장으로서 저는 앞으로, 현충사를 충무공의 정신을 기리고 후세에 널리 귀감으로 전파하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는 데 더욱 성심을 다하겠다"며 "바쁘신 의정활동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관리에 관한 소중한 충고의 말씀을 주신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홍준 "광화문과 현충사는 다르다"**
유 청장은 그러나 전날인 27일에는 40년 지지이자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인 김형오 의원이 광화문 현판 교체와 관련해 자신을 비판하자, 현충사와 광화문을 비교하며 현충사를 '박정희 기념관'으로 격하시켰었다.
그는 '김형오 의원의 공개서한에 대한 답신'이라는 글을 통해 "문화재청이 관리하고 있는 아산 현충사, 이것은 이순신 장군 사당이라기보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같은 곳"이라며 "저는 이곳을 손보거나 현판을 떼내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만약 내가 아산 현충사에 이런 일을 했다면 그것은 씻지 못할 과오이고, 서투른 정치적 행위이며, 승자에 의한 역사파괴 작업이 된 지탄 받아 마땅한 것"이라며 "그러나 김의원! 광화문과 현충사는 다르다. 광화문은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의 정문"이라고 주장했었다.
유 청장은 또 28일 복기왕 열린우리당 의원의 반박이 있기 전인 28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현충사는 거의 박정희 대통령의 기획에 의해서 과대 포장되었기 때문에 그냥 이순신 장군의 사당으로서의 견고성보다는 그 시대에 있었던 일종의 건축 같은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었다.
다음은 유 청장의 글 전문.
***복기왕 의원님께 드리는 글**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청장 유홍준입니다.
우선 이번 광화문 현판 교체와 관련하여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광화문 문제를 급히 논하는 과정에서 현충사 현판을 언급한다는 것이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부적절한 표현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저의 오류였습니다.
의원님께서도 언급하셨듯이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애국충정과 멸사봉공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소중한 역사적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청에서는 이곳을 사적으로 지정하여 직접 관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화재청장으로서 저는 앞으로, 현충사를 충무공의 정신을 기리고 후세에 널리 귀감으로 전파하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는데 더욱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바쁘신 의정활동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관리에 관한 소중한 충고의 말씀을 주신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5년 1월 28일
유홍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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