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세계의 이목은 이라크로 쏠리고 있지만 정작 ‘누가 이길 것인지’가 아니라 ‘누가 투표할지’, ‘투표율이 얼마인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니파의 참여율과 전체 투표율에 따라 이라크가 내전으로 갈 수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미군 철군이 조기에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총선 D-1, 수니파 참여와 투표율이 성공 관건**
제헌의원 2백75명을 선출하는 이라크의 첫 번째 총선을 앞두고 총선의 성공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심의 초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인들이 투표한다는 자체가 총선 성공”이라고 강조했지만 그런 ‘단순한’ 의미부여에 세계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예측 불가능인 선거결과가 두려울 부시 정부로서는 ‘자유의 확산’에 따른 이라크에서의 ‘첫 번째 민주선거’ 의미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은 ‘누가 투표하고 투표율은 얼마이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AP 통신은 이와 관련 “일반적으로 선거에서는 누가 이기냐가 관심이지만 이라크 선거에서의 문제는 ‘누가 투표하냐’이며 투표율은 이후 상황을 결정지을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 중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표하냐는 것보다 누가 실제로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상당수의 수니파가 저항세력에 반대해 투표하고 투표율이 높다면 저항세력의 힘은 약화되고 미군의 출구전략과 대중동정책은 탄력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대부분의 수니파들이 총선 정당성에 반대하거나 저항세력의 공격을 두려워해 투표하지 않고 투표율이 저조하다면 신 정부의 정당성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저항세력의 대미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최악으로는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간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수니파의 투표율과 전체 투표율이 어떨지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지난 1월 10~19일 사이에 미 국무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아파들은 80% 이상이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수니파 가운데서는 그 비율이 30%에 머물렀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1천4백20만 유권자 가운데 약 8백만명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해 57%의 투표율을 점쳤다.
아울러 통신에 따르면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한 국제 선거 감시요원은 당일 폭력사태 여부에 따라 수니파의 투표율은 50%에서 15%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거 구체적 결과 나오기까지는 상당 시간 걸릴 듯**
투표율 및 수니파 참여도와 관련해 언제쯤이면 선거결과가 윤곽을 드러낼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치러지는 총선 투표가 끝나도 출구조사나 완벽한 선거결과가 발표되지 않을 것이 분명해 이라크 선거 성공여부평가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AP 통신은 이에 따라 “완전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0여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며 “시아파 아랍인과 쿠르드족은 주거지역이 밀집돼 있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으나 수니파 아랍인의 경우에는 시아파와 섞여 사는 지역이 많아 수니파 투표율을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어느 기관의 발표를 신뢰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유엔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라크 독립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 자료가 가장 신빙성있는 자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치안 문제로 어떤 독립기관도 출구조사나 집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첫 번째 선거인만큼 얼마나 공정하게 치러질지도 초점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이라크 국내에서는 1백28명의 국제감시요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요르단 등지에서도 선거감시단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으나 선거 공정성과 관련해서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1만8천여명의 이라크인들이 독립감시요원으로 교육을 받았으며 이들은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에 그 결과를 보고하게 된다. 이들 이외에도 이라크 정당 관계자 2만3천여명도 선거 관리에 투입된다.
***30여만 병력 선거 보호, 이라크 '완전 밀봉'. 저항세력 공격 여전**
한편 선거가 코앞으로 닥치면서 이라크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가고 있다. 특히 저항세력들의 투표소 공격이 예상돼 5천5백여개에 달하는 투표소들은 30여만명에 달하는 미군과 다국적군, 이라크 군경의 엄중한 경계를 받고 있다.
이라크 보안군들은 이라크 전역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으며 투표장 보호 최일선에 투입돼 있다. 반면 미군은 이라크인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목적에 따라 직접적인 투표소 보호보다는 전반적인 경계와 보조에 나서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또 국경과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모두 폐쇄했으며 18개 주간 이동을 모두 금지했고 저녁 7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라크는 현재 완전 밀봉된채 선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날 당일에도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 5명이 숨지고 이라크인 12명이 숨지는 등 공격의 강도는 여전한 상태다. 또 미군 OH-58 헬기 한 대가 바그다드 남서부에서 추락하기도 했다. 이라크인들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활필수품을 사재기하는 등 극도의 혼돈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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