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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살리고, 공사비도 3천7백억 절감 가능"

노선 검토했던 전문가들 '대안' 발표, "2003년에는 정부가 제출 안해"

지율스님 단식이 28일로 94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3년 국무총리실에 소속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 구간에 대한 노선 재검토를 맡았던 전문가들이 당시 검토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이들은 천성선 관통터널 구간보다 최소 3천7백억원을 절감하고 공사 기간도 1년 단축할 수 있는 새로운 노선을 제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31㎞ 터널에 부산 도심 민원까지, 기존 노선 문제투성이"**

2003년 당시 국무총리실 산하 노선재검토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좌관 교수(부산가톨릭대학교 환경과학부), 함세영 교수(부산대학교 지질학과), 조승헌 박사(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 등 6인과 토목구조 전문가인 이유섭(원공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산시 안전진단전문기관협의회장 등 7인은 28일 "지난 2003년 이루어진 노선 재검토는 두 달 간에 걸쳐 졸속으로 이루어져 제대로 된 검토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했다"며 "당시 제대로 된 검토 결과를 내놓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천성산에 터널을 뚫지 않으면서도 공사비를 최소 3천7백억원 절감하고 공사 기간도 1년 단축할 수 있는 새로운 노선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정부가 내놓았던 여러 가지 노선안을 검토해 새로운 대안 노선을 구상한 이유섭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주-울산-천성산(터널)-금정산(터널)-부산역 구간은 천성산과 금정산에 총 31㎞의 장대터널을 뚫을 뿐만 아니라 부산 도심 구간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반대 민원이 예상되는 문제투성이 노선"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노선을 재검토했던 김좌관 교수는 "2003년 당시 노선을 재검토할 때는 기존 천성산 관통터널 노선과 양산시 삼막공단을 관통하는 안이 제시돼 기존 노선이 점수를 더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 때 양산시 삼막공단을 우회하는 안이 제시되었다면 전문위원들이 다른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성산 터널 뚫지 않아도 되는 대안 노선 존재한다"**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대안 노선은 당시 논란이 됐던 양산시 삼막공단을 우회하는 경주-울산-천성산(낮은 능선대, 양산)을 거쳐 부산시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특히 부산시의 경우에는 기존 철도를 이용해 도심 구간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민원을 미리 방지했다.

이유섭 회장은 "천성산과 금정산의 31㎞나 되는 장대터널을 뚫지 않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부산시와 양산시의 민원도 피할 수 있는 데 고민을 집중했다"며 "새로운 대안 노선의 경우 양산시의 삼막공단을 관통하지 않고 우회해 양산시의 민원을 피할 수 있고, 터널을 뚫지 않고도 부산시와 연결이 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김좌관 교수도 "이번 대안 노선도 천성산의 일부 사면 훼손이 불가피하지만 천성산 중심부 장대 터널로 인한 지하수 누수 방지, 고산습지 훼손, 계곡 하천 고갈 등의 문제점을 고려하면 그 훼손 정도는 미미하다"며 "사면 녹화처리 등으로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사비도 3천7백억원 절감, 공사 기간도 1년 단축될 수 있어"**

이번 대안 노선의 더 큰 장점은 터널을 뚫지 않고, 부산시내에서도 기존선을 활용하게 되면서 공사비를 절감하고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섭 회장은 "대안 노선으로 추진할 경우 공사비가 약 3천7백억원 절감되고 공사 기간도 1년 단축될 수 있다"며 "현재도 서울 구간(서울역-시흥), 대전 구간, 대구 구간은 기존선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부산시만 새로운 고속철도 노선을 놓는 데 국민의 세금을 낭비할 까닭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또 "물론 소요시간은 대안 노선이 기존 노선에 비해 5분가량 더 걸리지만, 이 대안 노선을 채택하면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에 비하면 그 정도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큰 문제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정부도 알았던 노선, 2003년 재검토 때는 제시도 안 돼"**

한편 이번에 전문가들이 제시한 대안 노선은 천성산 관통터널 구간 노선이 확정되기 전 정부가 이미 검토했던 안이라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2003년 대안 노선 검토시 별다른 이유 없이 이 안을 전문위원 검토에서 누락시켰기 때문이다.

김좌관 교수는 "만약 2003년 당시 이 안이 전문위원에게 제시됐다면 기존 노선보다 이 안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 안이 누락된 경위에 대해서는 알 방법이 없으나 2년이 넘는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좌관 교수는 "이번에 대안 노선을 내놓으면서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지적하는 바이지만, 지난 2003년 노선 재검토는 제대로 된 검토가 아니었다"며 "두 달 간의 기간 동안 한 달간은 개념 정의를 합의하는 데 시간을 허비했고, 남은 한 달도 몇 번 회의도 못해보고 결론을 내렸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런 사정 때문에 당시 검토 의견서를 냈던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이 의견서는 한계가 명백하다'는 문구를 넣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표된 대안 노선 의견서는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또 현재 금정산 관통터널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이 진행중인 법원에 제출될 예정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지율스님도 살리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더 나아가 국민의 세금을 아끼고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는 대안에 꽉 막은 귀를 열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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