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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91일째, 지율스님 건강상태 급속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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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91일째, 지율스님 건강상태 급속 악화

네티즌들, "이 촛불이 분노의 촛불이 되지 않도록 하라"

단식 91일째를 맞은 지율스님의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율스님은 현재 서울 시내 모처의 민가에서 계속 단식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율스님 건강 상태 악화, 서울 모처에서 단식 계속 중**

지난 21일 이후 정부와의 접촉을 끊고 서울 모처에서 단식을 계속 진행 중인 지율스님은 현재 건강 상태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율스님과 함께 해온 한 관계자는 24일 "지율스님이 현재 서울 모처 민가에서 안전하게 계시지만 요 며칠 새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스님을 수행하는 한두 명이 스님이 기거하는 방 주변에 묶으면서 스님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가지 명확히 하자면 스님은 언론에서 얘기되는 것처럼 잠적 또는 행방불명된 게 아니라 그 동안 경찰의 감시를 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진행됐던 정부와의 비공식적인 접촉을 차단하신 것"이라며 "저번 14일 밝히신 대로 혼자서 그 동안의 활동을 차분하게 정리할 시간을 갖기 위해 적당한 장소로 옮기신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이 스님이 어디 있는지, 이런 것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스님이 90일 동안 단식을 왜 하는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스님이 잘 계시면 됐지 어디 계시는 게 무슨 중요한 문제인가"라고 덧붙였다.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잣대로 볼 때 우리는 후진국"**

지율스님과 천성상을 살리기 위한 거리 촛불집회는 24일에도 11일째 계속됐다.

특히 이날은 지율스님의 안위를 걱정하는 전국의 시민들이 직접 호소문을 작성해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표된 호소문은 각 개인들은 천성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많은 시민들은 지율스님의 목숨을 건 외침을 외면해온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청와대 및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ID '백재호'는 "'그깟 산에 도롱뇽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돈이 생기는 것도 별것도 아닌 그깟 일에 자신의 생명을 건다는 말인가' 하며 하루하루 벌어먹기에 정신이 없고, 산에 꽃이 죽든 말든 나무가 죽든 말든 그저 먼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는 게 안타깝지만 우리의 현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또 "우리에게는 노르웨이에서 철새 도래지를 지키기 위해 동계 올림픽 경기장 건설을 막은 지역 주민들을 우리의 수준으로는 이해를 못 한다"며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잣대를 놓고 볼 때 우리는 정말 후진국"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ID '미르'도 "그 동안 우리는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존재가 상처를 받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만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았고, 경제 발전과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숱하게 이 나라 산천을 파 뒤집으며 그 속에서 숨쉬는 생명의 죽음을 방관했으며, 참으로 오랫동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자신의 비겁함과 나약함을 숨긴 체 불의와 타협하거나 불의가 만연되도록 외면해왔다"고 뼈아픈 참회의 고백을 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지율스님의 숭고한 생명 사랑의 소리에 가슴 속에서 터져 나오는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은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며 "이제 너무나 무거워진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촛불을 밝히며 지율스님이 거리로 나온 지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율스님의 요구는 목숨을 내걸고 호소를 할 만큼 무리한 요구가 절대 아니라 현존하는 법으로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해야 했다"며 "수많은 국민들의 직접 참여로 들어선 노무현 참여 정부는 이제라도 스스로의 과오를 인정하고 지율스님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길 바란다"고 청와대와 정부에 다시 한번 절박한 호소의 목소리를 높였다.

***"간절한 바람의 촛불이 원망과 분노의 촛불이 되지 않도록 하라"**

ID '이대로'도 "도롱뇽 소송과 스님의 단식으로 이윤과 편리를 위해 자연과 뭇 생명들을 빼앗아왔던 이 시대의 삶을 참회하고 다른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가치를 깨달은 수많은 이들이 생겨났다"며 "노무현 정부는 정말로 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짓밟을 셈인지 묻고 싶다"고 청와대와 정부를 질타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는 약속했던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약속만이라도 지켜달라는 지율스님의 마지막 간청마저도 거부할 것이냐"며 "지율스님의 처소가 어디인지 알아내는 데에만 힘쓰지 말고 즉각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간절한 염원을 담은 저 아이의 촛불 앞에 그간 약속과 신의를 저버린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전국에서 지펴오는 이 간절한 바람의 촛불이 원망과 분노의 촛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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