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근태장관, 부실도시락 본질은 부패입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근태장관, 부실도시락 본질은 부패입니다"

[전문] 전직 공무원이 김근태 장관에게 보낸 '쓴소리'

한 전직 지방공무원이 '부실 도시락' 사태와 관련,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낸 글에서 "본인이 지방공무원을 10여년 이상 근무해보았던 경험상에 비추어 단체급식 혹은 관공서 납품은 관련 자치단체 혹은 공무원들과 연결고리가 없다면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며 비리구조의 발본색원을 주문해, 김장관의 대응이 주목된다.

자신을 '전직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15일 김근태 장관 개인 홈페이지에 띄운 '김근태장관과 부실도시락'란 글을 통해 김장관이 부실도시락 사태를 '적은 금액'에서 찾으며 '국민들의 자원봉사'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본인이 지방공무원을 10여년 이상 근무해보았던 경험상에 비추어 단체급식 혹은 관공서 납품은 관련 자치단체 혹은 공무원들과 연결고리가 없다면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며 "공개입찰이나 수의계약이나 공조직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관련 공무원이나 단체의 입김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의 향후 문제는 부실도시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복지부와 관련된 전체조직을 다시 점검해야 하고, 근원적 비리 연결구조를 찾아내서 발본색원해야 하며, 그 인식이 공무원들 개개인과 조직전체에 파급되지 않으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정치인장관이라는 점에서 조만간 퇴임 혹은 정치일선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인식은 복지부동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을 것이란 짐작을 해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험상 공무원들 개개인은 착하고 성실한 집단이나 그 조직에 숨어있는 암적 존재들이 권력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한 그 착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더렵혀져가고 물들어 갈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면 그 권력의 핵심에 들어있는 검은 뿌리를 도려내지 않는다면 나무가지와 잎사귀는 스스로 깨끗해질 수 없다고 본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특히 김장관이 '차기 대통령주자'중 한명임을 지목하며 "당근과 더불어 일벌백계로 다스려, 국민이 먹는 먹거리와 불우한 이웃에 쓰이는 성금, 지원금에 대한 부정은 엄벌로 다스린다는 관행을 남겨주어야 한다"며 "공무원조직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여 수박겉 핥기 식으로 점검만 하고 다독거리고 간다면 이는 두가지의 잘못을 범하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두가지 잘못으로 "김장관의 개혁적 이미지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과, 향후 대권을 얻었을 때 철저한 보신주의에 쌓여있는 공무원조직에 대한 개혁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지적한 뒤, "개혁할만한 힘과 능력이 없다면 청렴함과 깨끗함은 오염된 실용주의자 선택한 것보다 더 큰 실수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복지부와 부조리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만한 장관님의 대단한 각오와 구조적 모순을 개선할 수 있는 청사진을 보여달라"며 "그러면 장관직도 대권도 그만큼 더 가까이 다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는 애정어린 격려 겸 경고를 하기도 했다.

다음은 '전직공무원'의 글 전문이다.

***김근태장관과 부실 도시락**

전직 지방공무원으로서 이번 결식아동에 대한 부실도시락 사건을 한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1. 왜 '도시락'사건으로 국민들과 네티즌들은 분노할까?**

결식아동에 대한 도시락제공은 공공부조임과 동시에 불우한 내 이웃에 대한 사건이다 보니 그 내용과 사실을 두고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또 정부와 지방자치 공무원들의 처사에 대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2004년 한 해는 최악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웃돕기 성금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액된 천억원의 모금이 들어왔다는 사실은 우리의 국민들이 스스로 어려움에 불구하고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야 한다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하고도 생각합니다.

동시에 성금을 낸 국민들 전체의 불안은 이 성금이 제대로 쓰일까 혹 다른 곳으로 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들도 들리기도 합니다. 이는 정부 조직과 공무원들의 행태에 대한 불신에서 초래한 것으로 이미 많은 비리로 얼룩졌던 공공조직의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국가나 지방조직에서 그간 기본을 충실히 지켜왔다면 이렇게까지 불신의 골은 깊지 않았을 텐데, 그 원인 제공은 그간의 정부를 이끌어왔던 아니 더 정확히 공무원조직내에 잠재되어 있는 복지부동, 그리고 관행에 찌든 토착비리로 인하여 얼룩져왔던 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2. 복지부 장관의 입장이나 대처 방안은 적절했는가?**

도시락 사건과 관련하여 모방송사와의 인터뷰 전문을 읽어보니 사회자가 '2,500원의 도시락비용이 적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김장관님은 '적은 금액이 사실이나 국민들의 자원봉사로 도시락전달 비용(물류비용)에 들어가는 부대비용을 절감하면 현재 금액을 보완할 수 있고 또 자원봉사를 통한 사회안전망 관심 제고를 할 수 있다'고 답변을 한 것 같습니다

그 발언 내용에 대해서 불만을 느끼는 것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2,500원은 시장가격을 제대로 조사하고 좋은 업체를 선정한다면 충분히 영양있고 좋은 도시락을 구입할 수 있는데, 그 원인을 물류비용의 탓과 자원봉사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2,500원의 금액으로 저런 부실한 도시락을 만든 원인은 공급하는 생산자와 공무원간의 불순한 결탁이 있을 것이라는 잠정적 의심의 눈길이 있었기에 이에 대한 장관의 언급도 불만스러웠던 모양입니다.

***3. 도시락시스템은 적정했는가?**

서귀포시, 군산시의 도시락 공급에 따른 부정여부는 구체적 사실이 들어나지 않은 바 아직은 단정할 수 없었지만 글을 쓰는 본인이 지방공무원을 10여년 이상 근무해보았던 경험상에 비추어 단체급식 혹은 관공서 납품은 관련 자치단체 혹은 공무원들과 연결고리가 없다면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공개입찰이나 수의계약이나 공조직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관련 공무원이나 단체의 입김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귀포시의 납품업체는 구내식당등 기존 서귀포시에 단체급식에 관여된 업체이고 모 공무원 부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라는 보도를 보면 더욱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입니다.

***4. 다른 복지제도는 문제없나?**

이 부분에서 한가지 김장관께 조언을 드린다면 기본적으로 공무원들의 조직에 대한 신뢰를 버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무원들이 대부분 성실하고 착한 사람들이지만 조직을 파고 들어가면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공무원 개인이 아닌 조직과 시스템이라는 벽에 도달하면 그들은 조직원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기존 조직의 일탈이나 線으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공무원조직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복지부의 향후 문제는 부실도시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복지부와 관련된 전체조직을 다시 점검해야 하고, 근원적 비리 연결구조를 찾아내서 발본색원해야 하며, 그 인식이 공무원들 개개인과 조직전체에 파급되지 않으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정치인장관이라는 점에서 조만간 퇴임 혹은 정치일선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인식은 복지부동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을 것이란 짐작을 해 봅니다.

***5. 국민들은 복지부 장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복지부의 대부분 업무가 국민들의 건강, 먹거리, 불우한 이웃과 관련된 업무이다 보니 국민들이 복지부장관에게 거는 기대는 대단한 것입니다. 특히 임명직 장관이 아닌 정치실세 장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하고 있을 지 모릅니다. 즉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는 장관이라는 점에서 특히나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불량만두 파동, 감기약파동, 그리고 이번 도시락 파동에서 보았듯이 다른 분야는 몰라도 먹는것, 불우한 이웃과 관련된 일에는 제발 부정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 국민들 가슴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결식아동에 대한 부실 도시락은 불쌍한 이웃에 대한 지원금으로 공무원들이 장난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보니 그 분노가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6. 김장관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하나**

이 내용은 그동안 이런 일이 아니였어도 한번은 말씀 드리고 싶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이번 도시락 사건만이 아니고 복지부관련 전반에 대한 시스템점검을 다시해야 합니다. 실태를 파악하고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적정한 대처방법을 찾아야 하고 혁신이 필요한 곳은 혁신해야 하고 부정한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야 합니다. 그런 내용을 낱낱이 국민들에게 드러내서 복지관련 업무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당근과 더불어 일벌백계로 다스려, 국민이 먹는 먹거리와 불우한 이웃에 쓰이는 성금, 지원금에 대한 부정은 엄벌로 다스린다는 관행을 남겨주어야 합니다. 공무원조직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여 수박겉 핥기 식으로 점검만 하고 다독거리고 간다면 이는 김장관 입장에서 두가지의 愚를 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장관의 개혁적 이미지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과 향후 대권을 얻었을 때, 철저한 보신주의에 쌓여있는 공무원조직에 대한 개혁이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글을 마치며 글을 쓰는 본인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청렴하고 깨끗한 대통령이 나온다면 국민들은 그를 믿고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개혁할만한 힘과 능력이 없다면 청렴함과 깨끗함은 오염된 실용주의자 선택한 것보다 더 큰 실수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경험상 공무원들 개개인은 착하고 성실한 집단입니다. 그러나 그 조직에 숨어있는 암적 존재들이 권력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한 그 착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더렵혀져가고 물들어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그 권력의 핵심에 들어있는 검은 뿌리를 도려내지 않는다면 나무가지와 잎사귀는 스스로 깨끗해질 수 없다고 봅니다.

만약 장관님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더 솔직히 다음 대권을 위해 준비하고 계시다면 이 도시락사건을 기회로 복지부와 관련된 모든 조직을 새롭게 만들어 주십시요. '복지부와 부조리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만한 장관님의 대단한 각오와 구조적 모순을 개선할 수 있는 청사진을 보여주십시요. 그러면 장관직도 대권도 그만큼 더 가까이 다가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이 김장관님에게까지 읽혀질 수 있을라나도 모르겠지만 국민들의 장관님께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또 어떤 점을 지적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우한 이웃의 실태를 점검하고 다니신다는 뉴스를 자주 접합니다만, 그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가 아닌 복지부 개혁을 위한 실제 현장점검으로 이어지길 희망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목민관이 되어주시길 희망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