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ㆍ중ㆍ고교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도시와 농촌 간에 격차가 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ㆍ중ㆍ고교 학생 10명 중 1명은 기초학력 미달로 수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초ㆍ중ㆍ고교생 10명 가운데 4~5명은 학습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학년 높아질수록 학업성취도 떨어져, 전체 학생 절반은 수업 이해 못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1학년 전체 학생의 1%인 1만8천8백43명(5백73개교 평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과목에서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을 이해하는지 평가해 성취 수준에 따라 우수학력(대부분 이해), 보통학력(상당 부분 이해), 기초학력(부분적 이해), 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로 나눴다.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이상의 성취도에 도달한 학생 비율이 초등학교 6학년 95~98%, 중학교 3학년 89~95%, 고교 1학년 88~93%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우수학력 이상의 성취도에 도달한 학생 비율도 초등학교 6학년 18~34%, 중학교 3학년 12~16%, 고교 1학년 8~16%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추세가 뚜렷했다.
특히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2~5%, 중학교 3학년 5~12%, 고교 1학년 8~13%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이후 최근 3년간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초등학생은 평균 1%→4%→5%로, 중학생은 평균 5%→7%→11%로, 고교생은 평균 6%→10%→12%로 해마다 높아졌다. 수업 내용을 부분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기초학력자까지 포함하면 초ㆍ중ㆍ고교생의 절반 정도가 학교 수업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없는 셈이다.
***읍ㆍ면 성취도 최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도시에 비해 세 배 높아**
대도시, 중소도시, 읍ㆍ면 중 읍ㆍ면 지역의 성취도가 낮아 도시와 농촌 간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보면 읍ㆍ면 지역은 고교 1학년은 12.8%~23.9%에 달해 중소도시(4.0~9.2%)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6학년은 모든 교과에서 대도시가 가장 높았고, 중소도시, 읍ㆍ면 지역 순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도 읍ㆍ면 지역이 모든 교과에서 성취도가 낮았으며 사회와 과학은 중ㆍ소도시가 영어는 대도시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1학년의 경우는 모든 교과에서 중소 도시가 높았고, 대도시, 읍ㆍ면 지역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이런 결과는 읍ㆍ면 지역의 우수 학생이 도시로 이동하고, 교사의 기대 수준, 학부모의 교육적 지원 및 열의, 방과 후 보충학습 여건 등이 떨어져서 나타난 것"이라며 읍ㆍ면 지역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언론-교육부, 원자료 공개 놓고 논란**
한편 이번 학업성취도 결과를 계기로 평준화 효과에 대한 일부 언론과 교육당국의 공방이 또 한 차례 재현될 전망이다.
일부 언론들은 12일 일제히 "학력저하 현상 심화와 도농간 학력격차가 심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지역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평가 원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교육당국을 압박했다. <조선일보>의 경우는 "학업성취도 평가 원자료가 공개되면 분석하기에 따라 학교별 학력수준, 공립 및 사립학교 간 학력차, 교원노조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 학력차 등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된다"며 원자료 공개시 사학 옹호, 전교조 때리기 등에 이용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PISA2003, TIMSS2003 등 국제 비교 평가에서 확인했듯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원자료를 공개할 경우 학교별 학력 수준이 공개돼 성적이 낮은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항의, 사교육 성행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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