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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미안하다. 하늘나라에선 행복하게..."

국민들 애도-울분 쇄도, "세상이 왜 이리 모질 게 변한 건지..." 탄식

대구에서 지난 18일 일용직 건설노동자의 네살배기 아이가 굶어죽었다는 충격적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분노와 자성,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군은 20일 부검결과 오랜 기간 굶어 체중이 같은 또래의 3분의 1인 5kg 상태로 말라 뼈만 앙상한 채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한층 국민들을 비통케 하고 있다.

***"고통을 받으며 죽어간 아이가 너무 불쌍하고 화가 나"**

책임 관할지자체인 대구광역시의 홈페이지에는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ID '화난 시민'은 "책상에 앉아 따뜻한 불쬘 때 가난한 사람 다 죽네.."라며 "가난한 사람이 영세민 신청할 때 현장방문 안하고 일처리하냐"고, 사망 일주전 김군 모친이 동사무소에 장애아신청을 하려했다가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포기한 사실을 지적하며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질타했다.

ID '기가 막혀'도 "거참.. 그 불쌍한 사람 얼굴만 봐도 모르겠소"라고 반문한 뒤 "한달에 일주일을 굶어가면서 살아가는사람들 불쌍하지도 않소.평소에 일주일 굶었다면 평소에도 제대로 못먹었다는데..."라고 질타했다. 그는 "하다 못해 쌀이라도 줘서 돌려 보내줬더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동사무소 직원들이 하루만 굶어도 허덕일텐데"라며 "자식 죽는데도 아무런 힘도 못쓰고 죽어가는 애를 그저 바라보고 울었을까. 참 어이없는 세상 못사는 세상도 아니건만 굶어죽었다는 사람...지금도 예나 지금이나 없이 사는 사람 도와주는 공무원 없군요...."라고 개탄했다.

ID '너무하다'는 "원리 원칙만 따지지 마시고 해당 직원이 한번이라도 그분 집에 가셔서 현실을 보셨다면 그 아이는 죽지 않았을 거에요.서류고 뭐고..."라고 해당공무원의 탁상행정을 꾸짖었다. 그는 "원리원칙만 따지는 정부나 센스없게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간 대구시나 다 살인자들"이라며 "반드시 아이는 구천을 떠 돌고 있을 거에요"라고 탄식했다. 그는 "아이가 얼마나 불쌍하게 죽은 줄 알고들 계시나요?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아사라니요"라고 질타한 뒤 "얼마나 고통을 받으면서 죽음을 맞이한 아이의 처지가 너무나도 불쌍하고 화가 납니다"라고 말했다.

ID '함께 살아갈'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안정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누가누구를 원망하는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일이다. 다함께 주위를 돌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아마 오늘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우리 모두가 죄인인 것을..."이라고 이번 참극이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지적했다. 그는 "벌써 잊어버렸는가. 지하철 참사때 시민회관 분향소에는 한산한데 그 옆에 롯데백화점 개점에는 선물을 받아보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모습이 일간지에 게재된 상황. 그 얼마나 서글픈 일이었던가"라며 "아직도 서로를 원망한단 말인가. 우리가 서로 이해하고 내 일 같이 하나하나 매듭을 풀자. 내 이웃부터 잘있는지 한번 챙겨볼 일이다"라고 모두의 자성을 촉구했다.

***"굶어죽는 아이가 있는데 보건장관은 뭐하고 있나"**

복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하고 있다.

ID '홍진원'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올린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는데 장관은 뭐하고 계신 거냐?'는 글을 통해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공무원 양반들....도대체 어쪄자고 이 지경으로 만드는 겁니까?"라며 "해도 해도 너무 한거 아닙니까? 아이 하나 먹이는데 얼마든다고 그 어린 것을 굶겨 죽이냐"고 질타했다.

그는 "진짜 이런 곳에 글 안남기고 살아왔는데 지긋지긋해서 한마디 합니다"라며 "이제 사회 참여하기도 싫다. 나만 잘살고 싶다. 그런 생각 갖게 한 정부가 밉다"고 정부에 대한 분노를 토로했다.

이밖에 ID '모영진'은 "적어도 굶어죽지 않는 세상이었음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도, ID '박찬나'는 "굶어죽는 아이가 남한에도 있습니다"라며 이번 사건으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가를 밝혔다.

***"세상이 왜 이리 모질 게 변한 건지..."**

대구지역 언론에도 대구시민들의 애도와 자성, 그리고 울분의 소리가 몰려들고 있다.

<매일신문> 게시판에는 김군 소식을 접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대구시민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ID "눈물이납니다'는 "세상이 왜 이렇게 모질 게 변한 건지..강남 어디에선 초등학교 1학년짜리 생일파티에 근 천만원이 다되는 돈을 쓴다는 데 한곳에선 먹을끼니가 없어 굶어죽는일이 벌어지고..이놈의 사회가 어디로 가려고그러는 건지..."고 우리사회의 극심한 '부의 양극화'를 개탄했다. 그는 "장애인 등록도 그렇지, 본인확인이 필요하다고 본인 보고 동사무소로 오라니...자기들만 편하려는 안일주의가 아직도 팽배해 있고..이 세상 살아가는데 눈물이 납니다...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게 너무나 슬픕니다"라고 탄식했다.

ID '무엇때문에'는 "무엇때문에 우리는 이 아이를 보내야 했을까요? 보낸 아이만큼이나 아픔을 간직한 다른 이가 없는지...또다른 아이를 보내지는 말아야 할 텐데...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왜곡되어 가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이라고 탄식한 뒤 "부디 좋은 곳에 가서 잘 살기를 빕니다. 슬프네요"라고 김군의 명복을 빌었다.

ID '아름다운 나라여'는 "정말 슬프고 마음이 찢어진다. 아가야 하늘 나라에서는 행복하게 살아..."라고, ID '원한이 없기를!'는 "불쌍하게 세상을 떠난 어린 영혼에게! 부디 이 세상에 대한 원망을 접고 좋은 곳으로 가시길 손모아 간절히 기원하나이다"라고 김군의 명복을 빌었다.

***"살기가 힘들어 나도 하루에 수십번씩 자살 생각"**

동변상련의 글들도 눈에 띄었다.

ID '가슴이아파요'는 "한 때는 대기업의 간부직원이지만 지금은 하는 일마다 안되네요. 너무너무 불경기라....자식의 등록금 대랴 대출이자 갚으랴 낮에는 조그마한곳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하고 하루에 3~4시간 자고 버틴다오"라며 "나이 50에 그래도 살기가 너무힘들어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살을 생각한다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렇게 살기 힘든곳이 되었는지....태식이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ID '눈물이납니다'는 "내 평생 좀체로 눈물 한번 흘리지않았던 자신이 자신이 미워서 눈물을 흘렸습니다"라며 "오늘 하루도 나 자신 실업자로 하루를 연명하지만 정말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너무너무 싫어졌습니다"라고 이번 사태로 받은 충격을 드러냈다.

그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은 약간은 모자란듯한 엄마가 동사무소를 찾았을 때 그런 사람에게 이런이런 서류를 해오라고 하는 순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을 겁니다"라며 "하물며 배우고 똑똑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도 그런 서류 챙기려면 물어물어 수십번 들락거렸을 껀데 그런 사람에게는 정말 너무나 무리였지요"라고 해당 동사무소 직원들을 꾸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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