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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조선일보와 '결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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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조선일보와 '결별'하나

조 "한나라, '엉터리 여론'에 굴복", 조선 "조대표 이제 독립할 때"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모기업인 조선일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엉터리 여론'이라고 반발하며, 한나라당이 이같은 '잘못된 여론'에 굴복해 국가보안법을 식물상태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수구집단'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조 대표가 마침내 본사까지 비난하고 나선 양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동안 조 대표와 조선일보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은 점을 고려할 때, 조 대표와 조선일보가 결별 수순밟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조갑제 "한나라당, '엉터리 여론'에 굴복" 맹성토**

조 대표는 1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한나라당의 수구성(守舊性), 그 본질'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전날 '한나라당의 배신행위'라는 글을 통해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정안 확정을 맹비난한 데 이은 또하나의 비난 공세다.

그는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을 사실상 식물상태로 만들고말 개정안을 내어놓은 것은 '신념화된 이념과 사실'의 뒷받침이 없는 집단이 잘못된 여론과 권력의 압력에 대하여 얼마나 무력해지는가를 잘 보여준다"며 "이념무장과 사실무장 없이는 정치싸움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진리도 잘 보여준다"고 한나라당의 '배신'을 맹성토했다.

그는 이어 "보안법이 체제 사수(死守)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고 이것을 없애겠다는 열린당의 의도는 반(反)민족, 반(反)민주, 친(親)독재, 친(親)반역이라는 것은 진실"이라며 "이런 점을 사실이나 이론으로써 얼마든지 입증할 수 있는 일인데도 한나라당은 공부 부족, 용기 부족으로 그런 이념적 확신을 갖추지 못하고 어용언론의 선동과 친북좌파들의 압력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념적 확신이 있으면 엉터리 여론을 경멸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을 설득하고 교육하여 여론을 돌려놓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며 "노정권과 친북세력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오도(誤導)된 여론에 이처럼 허무하게 넘어가는 정당에는 희망이 없다"며 "국민들은 이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 할 판이다. 이런 한나라당이 있는 한 내년에 김정일이 제거되어 새로운 기회가 와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결정적 찬스를 놓치게 될 것"이라며 예의 대안정당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가진 수구성(守舊性)의 본질은 강경한 대북(對北)정책이 아니라(그런 정책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고 공부해야 할 때 공부하지 않는 무사안일과 비겁성"이라는 알쏭달쏭한 '한나라당=수구' 공세로 글을 끝맺었다.

***조선일보 '배신'에 조대표 '당황'?**

조 대표의 이번 글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한나라당이 "잘못된 여론" "엉터리 여론"에 굴복했다고 비난한 점이다. 이는 '이철우 간첩공세'를 펴다가 여론조사 결과 '대역풍'이 불자 국보법 '존속'에서 '개정'으로 방향을 선회한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이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조대표가 "잘못된 여론" "엉터리 여론"이라고 강변한 여론조사를 실시,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색깔공세를 즉각 중단케 만든 언론이 다름아닌 조선일보라는 사실이다.

지난 14일 조선일보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나라당의 '이철우 간첩의혹' 제기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57.7%)는 응답이 '적절했다'(28.8%)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한나라당 지지기반인 50세이상 연령층에서조차 ‘적절치 못하다’(48.5%)는 응답자가 ‘적절했다’(39.5%)는 응답자보다 많았고, 텃밭인 대구경북(TK)와 부산경남(PK)에서도 '적절치 못하다'가 각각 53.6%와 52.0%로, ‘적절하다’는 응답 26.9%와 32.0%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즉각 색깔공세를 중단케 했고, 한나라당은 이어 지난 15일 12시간동안의 마라톤 의총결과 '명칭 변경'까지도 포함하는 국보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보법 존속을 주장해온 김용갑 의원 등 극우의원들을 당혹케 만들었다.

조선일보는 이같은 한나라당의 전술 변경에 대해 "한국보수의 상징 국보법 근간을 바꾸기로 결정", "한나라당에게 12.15는 대전환의 밤이었나",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12월17일자)는 등의 표현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동시에 "보수파 반발은 예상외로 적었다"고 김용갑 의원 등의 반발을 '소수파'로 몰아갔다.

따라서 조갑제 대표의 17일 칼럼은 이같은 상황변화를 주도한 조선일보에 대한 우회적 '반발'이자, 조대표의 위기감어린 '고립감'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게 지배적 해석이다.

***조선 중견간부 "조대표도 이제 독립할 때 되지 않았나"**

언론계는 조 대표의 이같은 불만 토로를 최근 조선일보가 조 대표의 '극우 행보'에 대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비판했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갈등 차원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컨대 조 대표와 조선일보가 결별 수순밟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조선일보는 노골적으로 조 대표의 '극우 행보'에 대해 강한 견제에 나섰다.

조선일보의 송희영 출판국장은 조 대표가 <월간조선> 이름으로 장충체육관을 빌려 '이론무장을 위한 대강연회'라는 이름으로 1만명 보수집회를 열던 지난달 5일 기명칼럼을 통해 "체육관으로 몰려다니며 구국(求國)을 외치고 박정희를 갈망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보수집단"은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추진했던 우파혁명을 꿈꾸는 극단"이라고 조 대표를 신랄히 비판해, 언론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송 국장은 방상훈 조선일보사장의 절대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조선일보는 또 집회 다음날인 지난달 6일자를 통해 집회 소식을 사회면 하단 오른쪽 귀퉁이에 2단 제목으로 짤막하게 사실 관계만 처리, 조 대표 행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선일보의 한 중견간부는 이와 관련, "조선일보내에서도 조대표를 더이상 '언론인'으로 여기지 않는 시각이 많다"고 일축한 뒤, "조대표도 이제 '독립'을 해야 할 때가 된 게 아니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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