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충남, 박해춘-안희정-박상돈 '3파전'

이완구 '불출마' 확인, 각당 모두 판세 장담 못해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한 곳은 세종시 수정 문제로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충남 지역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들은 "충남에서는 고전이 예상된다"는 말을 공식, 비공식 적으로 전하고 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발, 사퇴한 이완구 전 충남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던 한나라당은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충남지사 후보로 26일 내정했다. 박 전 이사장은 충남지사 후보 공모에 한 사람도 지원하지 않은 수모를 겪은 한나라당이 고심 끝에 영입한 인사다.

박 전 이사장은 이날 후보 내정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부족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준 한나라당과 충남도당 당원동지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이사장은 이어 충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충남을 경제 변방, 정치 변방에서 경제 중심, 정치 중심으로, 2등에서 1등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 서울보다 더 잘 사는 '부자 충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그동안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완구 전 지사만이 야권 후보에 대해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이 팽배했었다. 충남지사 선거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 전 지사의 출마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토요일 이완구 전 지사와 직접 뵙고 의사를 확인했다"며 "도민과 불출마 선언을 했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해춘-안희정-박상돈 3파전…'1중-1중-1중' 구도

충남지사 후보로 내정된 박 전 이사장은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냉정하게 잘 생각해 보면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발전안'도 충청도민들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론이 결정되면 따르겠다"고 덧붙였지만 지역의 '숙원'으로 떠오른 '세종시 원안 추진'에 반대되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어서 '원안 고수'를 주장하고 있는 야권의 두 후보와 뚜렷한 전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충남지사 선거는 세종시 수정안에 긍정적인 한나라당 박해춘 전 이사장과 원안을 고수하는 양대 후보인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여기에 진보신당 이용길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이 전 지사보다는 경쟁력이 약하지만, 박해춘 전 이사장이 여당의 프리미엄을 상당 부분 가져갈 수는 있다. 다만 '세종시 문제'와 '정권 심판론'이 맞물릴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인지도가 높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와 맞물린 추모 열기를 탈 경우 상당한 지지율을 얻을 수 있지만, 이 지역에서 '야당'으로 각인돼 있는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에게 표를 잠식당할 위험도 적지 않다.

자유선진당 후보 박상돈 의원은 아산군수, 대천시장, 서산시장을 거친 '터줏대감'으로 충남 지역에서 인지도가 상당한 인물이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의원이 추진중인 가칭 '국민중심연합'이 후보를 낼 경우, 박 의원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