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5% 성장론'을 펴고 있는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내년 성장률을 '4% 내외'로 낮게 전망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부총리는 15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동북아 금융허브 1주년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KDI와 한국은행의 낮은 성장률 전망과 관련, "최근에는 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경쟁을 하는 것 같다"고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그는 또 "최근의 전망보고서를 보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내년 경제가 잠재성장률보다 1%포인트 정도 낮아지는 요인이 있으나 종합투자계획 등을 통해 5%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KDI는 그러나 정부가 계획대로 종합투자를 하더라도 내년 성장률이 4%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앞서 지난 8월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 성장률을 3.7%로 전망한 데 대해 "민간 연구소는 비관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마련이며 정부로서는 내년 5.2~5.3%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변한 뒤, KDI 등 관련기관에 '대응논리' 개발을 지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믿었던 KDI마저 내년 성장률을 '4%내외'로 전망하자, KDI까지 싸잡아 연구기관들을 비난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이 부총리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고위관계자는 "민간연구소와 해외연구소는 물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은행까지 예외없이 4%이하 성장을 전망하는 판에 나라살림을 책임맡은 경제부총리만 유독 5% 성장을 주장하며 연구기관들을 비난하는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제부총리가 이런 아집을 버리지 않을 경우 내년 세수 차질, 과잉 부양책 등 향후 경제운영 전반에 커다란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