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6일 "합동조사단 발표에 의하면 천안함의 침몰원인은 중어뢰에 의한 공격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며 "이제부터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집단, 그 범죄 집단의 무식하고 무자비한 집단의 정체를 규명하는 것이 저희에게 남겨진 과제"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천안함 사태는 우리 사회에서 국가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며 "우리 국민 모두가 안보의식을 새롭게 하고 국가적 안보체계를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 용사들의 순국을 의미 있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건이 북한이 저지른 도발로 결론난다면 과거와 같은 단순한 대응에 머무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큰 위협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온 국민이 천안함 사건으로 슬픔에 젖어있는 이 순간에 북한은 금강산 남측자산을 몰수하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고, 더구나 천안함 사건에 대해 남측의 자작극이라는 망발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차례 일어났던 연평해전, 위장간첩남파사건, 고 박왕자씨 피살 사건 등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송광호 최고위원은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의 지나친 평화모드로 인해서 우리 국민들이 정신적인 무장을 완전히 해제했다"며 "저는 그것을 참 오래전에 느껴왔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우리 모든 국민은 다시 정신적인 무장을 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안보 구멍'은 "지난 10년 좌파정권 탓"이라고?
그러나 송 최고위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안보특보를 신설과 함께, 노무현 정부 시절 운용됐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없앴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달리 한나라당은 중대한 안보 문제를 '시스템'이 아닌 '기강 문제'로 치부하고, 전 정권에 색깔론을 덧씌워 공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북한 도발" 가능성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하는 빈도는 점점 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안보 시스템 개선 논의는 뒷전이고 선거를 앞두고 '북풍' 몰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만 하다. 그러나 북한 개입의 사실 여부를 떠나 대형 초계함의 침몰 사건 자체만으로도 '보수=안보' 등식이 무너졌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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