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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딴 기자는 살아 남고 비판하는 시사만화가는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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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딴 기자는 살아 남고 비판하는 시사만화가는 떠나고…"

"수천만원짜리 광고 유혹에 시사 만화는 불편해"

시사만화가 신문지면에서 사라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홍우 화백이 2008년 4월 총선 당시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하면서 퇴사한 이후 시사만화가를 충원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도 김상택 화백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상근 시사만화가를 두지 않고 있다.

좀 더 멀리 가면 <문화일보>는 2006년 이재용 화백이 편집권 갈등으로 회사를 떠난 후 만평란을 없앴고, <세계일보>역시 노조위원장 출신 조민성 화백과 편집권 등을 두고 갈등을 빚은 끝에, 조 화백이 퇴사하면서 만평란을 자연스럽게 '정리'했다.

모두 시사만화가가 퇴사한 이후 시사만화란이 없어진 사례다. 이같은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22일 전국시사만화협회(최민 회장)와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시사만화가의 현실 진단과 대안 모색에 대한 고민이 거론됐다.

발제자로 나선 <노컷뉴스> 권범철 화백은 이같은 '시사만화가의 퇴사 및 시사만화의 부재' 현상을 두고, 신문의 신뢰가 떨어진 과정에서 시사만화가와 언론사 편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불거져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화백은 "조중동 등 과점 신문이 대놓고 자본과 정치 권력 앞에서 바지를 내려 대중들의 혐오감을 부추기면서 신문은 신뢰를 상실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시사만화가는 불편한 존재로 낙인 찍힌다. 재개발 시행사의 수천만원 짜리 광고가 저기에서 손짓 하는데, 철거민은 어떻게 하느냐고 깐죽대는 시사만화가가 좋을 리 없다"고 말했다.

권 화백은 "재개발 시행사와 광고 영업 사원 중간에서 다리를 놔줬던 기자는 살아남고 철거민의 애통함을 대변했던 시사만화가는 떠난 일이 있다"며 "신문의 신뢰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들이 조직 내에서는 주류이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권 화백은 "만평을 없애거나, 시사만화가를 채용하지 않는 신문사의 논리는 '시사만화가 예전에 비해 열독률이 줄었다'는 것을 든다"며 "인터넷으로 전국의 시사만화가 매일 소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이 신문의 열독률을 근거로 한 신문사의 논리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화백의 주장은 "강성 기사에 대한 수위 조절을 위해 시사만화를 희생"시키는 구조에서 "대응수단이 없는" 시사만화가들의 현실을 강조했다. 즉 "비정규직" 시사만화가는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기자협회나 노조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항상 편집권 분쟁에서 경영진·편집국-시사만화가의 대립이라는 불균형이 생기게 된다는 것. 시사만화협회 관계자는 "이같은 현실로 인해 신문사를 자진 퇴사하는 작가가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 화백은 "시사만화가 형식의 변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형식의 변화를 통해 시각적인 쾌감을 주고 좀 더 재미있어지기만 하면 시사만화가들의 활동 공간은 넓어질까"라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저널리즘의 진지함을 회복해야 하고, 매체와 작가를 정책적으로 이어주는 작업이 이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국민일보> 전정희 인터넷 뉴스부장은 "때론 편집국과 시사만화가의 타협이 필요하다"며 "시사만화가들이 먼저 형식을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정치 만화 등에 집중하기보다 생활, 인문학 등 다양한 학습을 통해 여러 주제를 다루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프레시안> 손문상 화백은 "일정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편집국과 시사만화가의 관계를 보면 편집국 쪽에서 일정 정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재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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