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를 우려한 정부가 '10.29 대책'을 연일 백지화하고 기업도시 등 각종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와중에 강남의 고급 아파트 분양가가 재차 평당 3천만원을 넘어서, 시중의 부동자금이 또다시 아파트시장으로 쏠리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들어 평당 분양가 3천만원 아파트 첫 등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11차 동시분양에서 서초구 반포동 SK뷰는 86평형의 분양가를 26억3천2백15만원, 평당 3천49만9천원으로 책정해 분양승인을 신청했으며 81평형과 82평형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도 평당 3천49만원대에 책정됐다. 펜트하우스란 아파트 꼭대기층에 들어서는 대형 고급 아파트를 가리킨다.
그동안 서울 동시분양에 나온 아파트 중 평당가가 3천만원을 넘은 것은 작년 5차에 나온 서초동 더미켈란 99평형이 3천1백24만원으로 유일했고, 주택시장 침체가 시작된 올 들어서는 처음이다.
강남의 다른 아파트 분양가도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11차 동시분양에 나온 단지 중 역삼동 `롯데캐슬 노블'도 모든 기준층의 평당가가 2천1백만~2천3백만원에 책정되는 등 평당 분양가가 2천만원을 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유니에셋 집계에 따르면, 11차 동시분양 평당 분양가는 평균 1천3백37만원으로 지난 2월 실시된 1차 동시분양(1천5백76만원)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9~89평형의 대형으로만 구성된 SK뷰 단지는 69평형 역시 평당 2천6백60만원에 책정되는 등 모든 기준층의 분양가가 2천3백만-2천6백만원대로 평당 2천만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인근 대림e편한세상 83평형의 시가는 16억5천1백만원(평당 1천9백89만원), 74평형은 14억4천1백만원 정도라는 점을 볼 때 이같은 분양가는 지나치게 높은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방으로도 고분양가 확산**
이같은 고분양가는 최근 정부가 아파트투기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분양권 전매를 재차 허용한 지방도시로도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SK건설이 부산에 짓는 ‘오륙도 SK뷰’ 83∼93평형 펜트하우스의 평당 분양가는 1천7백만원으로 같은 단지의 일반평형(8백70만원)의 배에 이른다. 이는 올 상반기 최대 인기를 끈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시티파크 88∼92평형 펜트하우스의 평당 분양가 2천1백만∼2천5백만원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 부산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이유로 연일 아파트투기 방어책을 백지화하고 기업도시 등 각종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으며,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하하며 환율방어를 위해 발권력 동원까지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이처럼 아파트 분양가가 또다시 고공행진을 시작함으로써 4백조에 달하는 시중의 부동자금이 또다시 아파트 등 부동산으로 쏠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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