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친이계 주류로 꼽히는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22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포항 출신에다가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고려대학교를 나온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의 측근 중에서도 '성골'로 꼽힌다. 포항 북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이 의원은 현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이며 4대강 사업 예산 관철의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을 하며 "중도실용주의 정권 창출에 앞장선 정통 주류"라고 자신을 규정하고 "정권 창출의 주체들이 하반기 국정의 안정적 수행을 뒷받침하고, 국가 선진화의 전진을 이루며, 정권 재창출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강한 한나라당, 강한 국회를 만드는데 주류 정통 그룹이 책임의식을 갖고 국정을 뒷받침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과 관련해 "내가 영남권 출신이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 재선, 3선 의원 중심으로 2~3명 정도 생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딱히 친박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현재 친이계 후보로 당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안경률 의원, 미디어법 처리의 1등 공신인 3선의 고흥길 의원, 4선의 정의화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이 의원은 "경선이 열리기 전 적절한 시점에 (친이계 후보 단일화 등) 조율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와 소원해진 4선의 김무성 의원을 추대하는 방안이 일각에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이 의원은 "김무성 카드의 (계파 화합의 상징으로써) 효용성에 대한 논의는 국민들이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5월 13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한 상황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4월 국회 직후인 5월 3일에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언급한 후보 외에 중립 성향으로 4선의 황우여, 3선의 이주영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친이, '세종시 갈등' 다시 띄우기?
세종시중진협의체에서 친이계 멤버로 활약했던 이 의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세종시 수정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4대강 사업, 개헌, 행정체제 개편 등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세종시 문제"라며 "(4월 국회에서) 당론 투표는 당연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다만 "(4월 국회를 넘기면) 5월에 원 구성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시점은 다소 탄력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선거 이후로 넘길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물리적인 점을 감안하면 탄력적일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종시 문제는 그동안 충분한 토론을 했고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적절한 시기에 의원총회에서 당론결정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적법한 절차를 밟아 당론이 결정되면 이에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그 동안 국민적인 여러 가지 피로나 염증을 불러일으킨 세종시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다는 것은 당과 정부를 위해서 아무 도움이 안되리라고 본다"며 수정안 포기를 촉구했다.
"천안함과 함께 침몰한 상태"(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인 세종시 문제가 친이 주류의 '불지피기'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특히 지방 선거에서 '수도권 공략'에 힘을 쏟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가 세종시 문제를 적극 활용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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