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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문수 대항마'"…경기지사 토론회 지상중계

김진표 "조직력"…유시민 "득표율"…안동섭 "진보가치"…심상정 "새인물"

<프레시안>이 20일 추최한 야 4당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민주당 김진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민주노동당 안동섭,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는 지방 선거의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를 포함해 2012년까지 선거 연대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다만 연대의 전제 조건에는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지지율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김진표 후보는 "현실 정치에서 민주당의 조직력"을 내세웠다. 이에 유시민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함을 지적하며 "후보 개인으로써 정당 범위를 넘어서는 득표율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동섭, 심상정 후보는 앞선 두 후보가 노무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점을 들며 "이명박 정부에게 정권을 내줬던 이전 정부 인사로써 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다만 "그래도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연대를 우선해야 한다"며 '연대 우선'에 방점을 찍었다.

심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게 죄송하지만 본선에 나갔을 때 김문수 현 지사에 비해 지지율이 모두 낮다"며 "9회말 역전 드라마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 야 4당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 ⓒ프레시안(최형락)

"반MB 연대가 우선" VS "참여정부 성찰이 먼저"

지리멸렬한 야권 전반의 현실을 '분열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한 김진표 후보는 연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는 "결국 야권 분열주의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큰 게 아니냐"며 "작은 차이가 있어도 중요한 계기가 있을 때는 하나로 통합하고 연대, 단합,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상정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각종 신자유주의적 정책과 관련해 '참여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폈다. 심 후보는 "(김진표 후보는) 연대와 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근본적 문제는 민생문제에 적극성을 갖지 못하는 민주당에 있는 게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심 후보는 "서민의 삶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분명한 믿음과 확신을 줄 수 없는 단일화라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국민을 괴롭히는 부자감세, 교육과 의료 민영화, 대형마트 문제, 삼성과의 유착 등 이런 문제점들은 이명박 정권에서 극단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뿌리는 참여정부에서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민주당 김진표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또 심 후보는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후보나 장관 출신인 유시민 후보 모두 지난 참여정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오지 않았느냐"면서 "지난 참여정부가 분영원가 공개에 반대하고, 의료-교육시장 개방을 추진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해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진표 후보는 "상당히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기업의 법인세를 내린 것은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며 "또 분영원가 공개는 제가 명백하게 반대를 한 적이 없고, 다만 너무 급격한 방식으로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는 "의료시장 개방문제도 마찬가지다. 참여정부는 공공의료를 최 우선으로 했다"며 "(심상정 후보의 지적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심상정 후보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고, 분열이 문제라는 김진표 후보의 이야기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참여정부를 단죄하고, 석고대죄를 요구하고, 무조건 참여정부와 다르게 가면 될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유 후보는 "이명박 정권은 무지막지한 횡포를 벌이고 있는데, 왜 국민은 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라면서 "야당 중 제일 힘이 세고 책임이 큰 것이 바로 민주당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론'에 대해선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유 후보는 "민주당은 공익단체가 아니라, 직업 정치인들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익단체같은 느낌을 국민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 후보는 "반면 진보정당은 순수하고 희생정신이 강하며 열심히 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우리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이념을 위해 일한다'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는 진보진영의 '선(先)통합론'에 가까운 스탠스를 취했다. 안 후보는 "진보정당들이 통합해야 한다는 건 국민도 알고, 당원도 안다"며 "(진보정당 통합은) 가능하면 선거 전에, 혹은 선거와 무관하게 반드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상정 후보는 "적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솔직히 진보정당이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는 현실, 논리로만 되지 않아" VS "표 합치면 이긴다는 계산은 위험"

김진표 후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 후보는 "심상정 후보의 지적에 옳은 측면이 많다"면서도 "정치라는 것은 선정성과 논리만 갖고 할 수 없다. 지나친 이념적 폐쇄성 때문에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받아쳤다.

김 후보는 "서구 선진국에서도 진보세력은 선거를 앞두고 늘 연대를 이룬다"며 "매일 반대만 하면서 단 한 후보도 당선시키지 못하는 세력으로 낙인찍히는 것 보다는 연대를 통해 공동정부를 이루고, 정책 중 몇 가지라도 실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냐"고 했다.

이에 심 후보는 "'네 명의 표를 다 합하면 김문수 지사를 이길수 있다'고 하는 식의 연대는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유시민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에 물론 잘못이 있다. 구조적 문제도 있고, 지역적인 기득권과 이기주의, 한계도 있다"면서 "그것을 밖에서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민주당 안에 들어와서 같이 바꿀 생각은 하지 못하느냐"고도 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치하실 분들은 민주당에서 하라'고 간곡하게, 여러 차례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밖에서 비판하고 때리기만 하면 전체 야권의 힘만 떨어진다"고 말했다.

▲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이에 유 후보는 "민주당 분들과 노무현 대통령을 찾으면 그런 말씀을 하셨지만, 다른 분들과 가면 또 다른 이야기를 하셨다"며 "김진표 후보가 말씀하시는 통합의 취지는 잘 이해하지만, 국민참여당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민주당 내에서 할 수 있다는 단 한오라기의 희망이라도 있었다면 국민참여당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하는 모습이었다.

유 후보는 "사회적, 지역적, 이념적 분열을 버무혀 국민을 통합하겠다는 게 정치인 노무현의 평생의 꿈이었고, 그것을 민주당 내에서 이루려고 했지만 끝내 좌절했다"며 "민주당이 그것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초가 있는 정당이냐"고 말했다.

유 후보는 "열린우리당 시절 국민에게 한 약속을 스스로 파기하고, 현재는 45세 이상 당원도 거의 없는 정당이 바로 민주당아니냐"고까지 했다.

이에 김진표 후보는 "45세 이상 당원이 거의 없다는 건 큰일 날 말씀"이라며 "사실관계를 더 파악하고 이야기하라"고 받아치면서 스튜디오 안에 잠시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 김 후보는 "그렇다면 국민참여당의 정책은 현실에서 왜 받아들여지지 않고, 지지도 나오지 않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감정 싸움의 조짐을 보이자 안동섭 후보는 "정당의 역사, 의지, 기조와 같은 것은 다를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 시점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것은 다양할 순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연대를 하려는 것 아닌가. 각 당이 자기를 돌아보면 된다"고 연대의 가치가 우선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안동섭 후보도 "두 분이 제가 보기에 별 차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한데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며 "서로 차이 있는 것으로 자꾸 부각시켜 공격하지 말고 차이를 안정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토론하자"고 말했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관련해 김진표 후보는 "진보 정당이 할 수 없는, 중간층을 끌어내는 적임자는 민주당이고, 김진표다"고 강조했고, 유시민 후보는 "정당 범위를 넘어서는 유시민의 득표율에 민주당의 조직력, 진보 정당의 가치가 있으면 당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섭 후보는 "민주당이 내 놓는 가치와 정책을 진보적 관점에서 재구성할 수 있다"고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고, 심상정 후보는 "지금은 지지율이 떨어지지만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구회말 투아웃'의 역전 드라마, 감동 드라마인데, 그런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심상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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