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7일’은 의령군이라는 석자가 두고두고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대참사가 발생한 날이다.
전, 현직 군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함께 구속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고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선거 과정에서 검은돈이 오가는 어두운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특히 의령군의 선거는 적은 인구로 인해 돈의 쓰임새만 제대로 된다면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여기는 선거 전략은 이미 상식에 가깝다.
그래서 금권선거를 외면하고 당선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로 승산이 적다는 소리는 공공연하다. 어쩌면 의령군에서 선거 초행길에 나서는 후보자가 제일 먼저 듣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처럼 의령군에서 일반화된 금권선거는 발각되지만 않으면 가장 훌륭한 선거 전략으로 통한다. 일명 토요애 비리 사건으로 통하는 이 군수의 정치자금법 위반도 들통만 나지 않았다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보다 더한 소문도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실소를 금할 수 없었지만 이 군수가 운이 없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의령군의 현실이며 수준이다.
물론 불법을 두둔하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강 건너 불구경의 자세로 관망했던 의령군민의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아 보자는 뜻에서 몇 마디 던져 보고자 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고서는 창피를 모면하기는커녕 두고두고 의령군의 부끄러운 꼬리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용기를 낸다.
돌이켜 보면 일반적인 멘탈 수준을 벗어난 듯 보였던 이선두 군수도 부임과 동시에 시작된 오랜 재판과정에서 발생했을 정신적 피로 등으로 인해 정확한 사리 분별이 불가능한 상태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지난 3월 16일은 이선두 군수가 대법원 판결기일과 별개로 행정 공백을 없앨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날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허무하게 이날, 이 군수는 출근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적어도 마지막 날까지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을 이 군수에게 충언이나 사퇴 권고를 전하거나 종용할 측근 혹은 의령군의 어른으로 불리는 전직 군수들은 제 역할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의령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의 역할론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부군수의 역할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생각과 함께 그를 임명한 김경수 도지사의 근시안적인 안목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왠지 모든 일련의 일들이 예고된 숙명처럼 느껴지는 것은 필자의 생각일 뿐일까!
길든 사냥매를 일컫는 수진이가 흔들어대는 꼬리의 시치미가 생각나는 시점이다. 많은 군민이 남의 이야기를 하듯 시치미를 떨며 이 군수의 잘못만 지적하고 있다. 슬픈 현실이다.
사실 이선두 군수가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시치미를 떨고 있을 인물이 떠오른다. 그의 입가에 드러나지 않는 미소를 지고 있을 누군가가 문득 떠오른다. 그가 누구인지는 각자 군민의 판단에 맡길 따름이다.
세간에는 이 군수의 계획이라는 떠도는 설이 하나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1, 2차 선고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이 군수가 대법원에까지 상고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고 대법원에 발송한 소송기록 통지서를 폐문 처리 상황까지 끌고 갔던 이유가 올해 치러질 수도 있었던 재선거를 없애고 내년 재선거에서 자신의 부인을 출마시킨다는 ‘부인 출마설’이다.
아마 대다수의 군민은 이러한 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 군수는 의령군민을 猪狗(저구)로 여긴 것이나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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