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비례당 참여 참담…통합당 반칙 응징"

민주당, '이해찬 친서' 들고 정의당·민생당 동참 타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가 결정된 데 대해 "당 대표로 탈법과 반칙을 미리 막지 못하고 부끄러운 정치 모습을 보이게 돼 매우 참담하고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선거대책위 연석회의에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해 자세를 낮춘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등장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들어 개혁정당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선거법 개혁은 투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페이퍼 위성정당이란 탈법으로 의석을 도둑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칙과 탈법을 보면서 제 한 몸 건사하자고 그냥 두고 보는 건 결코 정의가 아니"라며 "당원들이 (비례정당 참여에) 압도적인 찬성을 보내준 것은 통합당의 반칙과 탈법, 반개혁을 응징하고 개혁과 변화의 국정을 책임지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통합당의 반칙 응징, 본래의 선거법 취지를 살리기 위한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의석을 더 얻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우선하겠다"고 했다.

비례연합정당의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몫을 후순위에 배치해 소수정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또 "21대 국회에서 선거법의 미비점을 보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며 "민주개혁 정당들도 작은 당파적 이익이 아닌 대의로서 이 길에 동참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원 투표 결과를 보고받고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승인했다. 앞서 이틀간 진행된 투표 결과, 권리당원의 74.1%가 찬성 의견을, 25.9%가 반대 의견을 보였다.

'이해찬 친서'로 비례연합정당 동참 타진

비례연합정당 동참을 설득하는 작업도 본격화됐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이날 오후 이해찬 대표의 친서를 들고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 참여를 타진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비례정당 참여 불가론을 분명히 밝힌 정의당과는 당장 접점 찾기가 어려운 만큼, 찬반론이 엇갈리는 민생당을 향한 설득에 주력할 전망이다.

그러나 김정화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의 방문 계획을 알리며 "민생당에 무엇을 기대하든 결과는 같다. 민생당은 중도개혁 대표정당으로서 떳떳하게 동료시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례연합정당을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친문 연합정당"이라며 "민주당 자신이 '장난', '편법', '퇴행'이라고 비판했던 바로 그 위성정당이다. 썩어 빠진 고인물, 거대 양당제를 타파하기 위한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민주당에 이어 민생당도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고 찬성론을 폈다.

그는 "저는 비례한국당의 창당설이 나올 때부터 4+1이 참여하는 비례정당 창당을 주창했다"며 "보수가 1당이 돼 국회의장과 다수의 상임위원장을 차지,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때와 진보정권 재창출이 가능한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