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계의 거물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이 11일(현지시간) 1심에서 강간 등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인정돼 징역 23년을 선고 받았다.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시킨 당사자이기도 한 그는 수십건의 성폭력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들 중 2006년과 2013년에 일어난 두 건의 강간 및 성폭행 혐의에 대해 지난달 24일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배심원들은 1급 범죄적 성폭행과 3급 강간 등 2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지만, 종신형이 가능한 약탈적(predatory) 성폭행 혐의에 대해선 무죄 평결을 내렸다.
이날 선고는 이 두 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것으로 와인스틴 변호인단은 고령(67세)과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최소 형량인 징역 5년을 기대했다. 하지만 뉴욕 1심 법원의 제임스 버크 판사는 1급 범죄적 성폭행 혐의로 20년형, 3급 강간 혐의로 3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요구한 징역 29년에 비해 가벼운 형량이다. 하지만 와인스틴 측은 "10년 이상의 징역형은 사실상 종신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와인스틴은 항소할 예정이다.
AP 보도에 따르면, 와인스틴은 이날 법정에서 침묵을 지키다가 최종 선고를 앞두고 '미투' 운동에 대해 당혹감을 느낀다며 "수천명의 남자들이 (스스로를 변호할) 정당한 절차를 잃어버리고 있다. 나는 이 나라가 걱정된다"며 "나는 완전히 혼란스럽다. 남성들도 이런 문제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피해자들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로스앤젤러스 경찰은 와인스틴에 대한 3건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아직 이 사건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7년 10월 1980년대부터 와인스틴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수십명의 피해자들을 인터뷰해 보도하면서 헐리우드 '미투' 운동의 시작점이 됐다. 보도가 나온 뒤 기네스 펠트로, 셀마 헤이엑, 우마 서먼 등 유명 배우들도 와인스틴으로부터 피해 경험을 공개했고, 와인스틴에 대한 기소에는 90여명의 피해자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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