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 당원 투표 문제를 오는 10일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최고위원회가 전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한 결결정이 의총에서 뒤집을 가능성도 있으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당원 투표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과 일정 등 세부논의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놓고 또다시 최고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추가적 의견 수렴 절차를 위해 의총을 열기로 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큰 틀에서는 최고위에서 합의한 대로 가는 것인데, 사안이 중대하고 무거우니 의총을 하는 것"이라며 "많은 분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당원 투표 자체를 원점 재검토하느냐는 질의에는 "의총을 봐야한다. 열려 있는 것"이라며 "(의총에서) 절대 안된다고 하면 최고위에서도 고민을 할 것"이라며 전날 최고위 결론을 뒤집힐 가능성도 열어놨다.
다만, 강 수석대변인은 "개인적으로는 그럴 것 같진 않다"며 "다 반대하거나 하면 여러 상황이 일어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건 아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의총 의견 수렴에 대한 최고위원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의총 결과에 따라 전당원 투표 결정이 무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설훈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전당원 투표 무산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며 "이게 얼마나 엄청난 사건인데 적당히 해서 하려고 하냐"고 말했다. 김해영 최고위원 역시 "(전당원 투표 무산의) 여지는 있을 것 같다"며 "아직 당원 투표도 확실하게 지금 정해진 건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의원총회에 결과를 위임하는 것은 아니고 결국 의원들의 의견까지는 한 번 듣고 최고위가 결정을 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광온 의원도 "(전당원 투표가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개인적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확인해보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숫자가 많은 것 같다"면서도 "의총이 이 사안을 결정할 사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근형 전략기회위원장도 "최종적인 것이 당원투표는 맞다"며 "어떤 의견을 듣고 수렴한다기 보다는 같이 공유하고 더 생각해보는 과정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꼼수를 비난하다가 그 꼼수에 대응하는 같은 꼼수를 쓴다면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며 비례연합당 참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촛불혁명의 주체인 국민을 믿고 또 존중해야 한다. 국민은 사도(邪道)를 걸으며 국가와 국민의 삶을 망친 세력을 심판했다"며 "단기적이고 작은 이해를 떠나 옳은 방향으로 담담하게 정도를 걸어야 국민들은 안도하고 믿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대중 선생님과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라며 "민주당과 개혁진보세력의 성공, 국가발전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비례연합당 참여는 반대하는 것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4일 중앙위원회 소집 공고를 내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을 위한 순위 투표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고 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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