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도미타 대사를 불러들인 강 장관은 "그간 (일본 정부에) 추가 조치를 자제할 것을 수차례 촉구했음에도 충분한 협의는 물론 사전 통보도 없이 (입국 제한) 조치를 강행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전 세계가 평가하고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는 우수한 검진 능력, 투명하고 강력한 방역 시스템을 통해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차단 성과를 일궈 가는 시점에서 (일본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매우 부적절하며 그 배경에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입장 자료에서도 일본의 의도에 의심이 든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했다. 구체적인 표현은 삼가고 있으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담겨있다.
강 장관은 "이번 일본 측의 조치는 참으로 비우호적일 뿐만 아니라 비과학적이기까지 한 것으로서 일본 정부가 객관적 사실과 상황을 직시하면서 이를 조속히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측의 철회가 없을 경우 "우리도 상호주의에 입각한 조치를 포함, 필요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일본은 자국의 조치를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것이라고 설명할지 모르나, 누적 검사 인원이나 인구 대비 검사 비율 등 객관적 통계는 우리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방역 역량과 노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고 우리는 오히려 불투명하고 소극적인 방역 조치 등 일본의 코로나 19 대응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공세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 장관이 주한 외교 대사를 직접 초치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원래는 주한 일본대사의 상대인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초치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초치 전에 장관이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도미타 대사에게 "본인(강 장관)이 직접 대사를 만나자고 한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식을 잘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일본의 행동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미타 대사는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일본의 상황은 앞으로 1~2주 간이 종식시킬 수 있을지의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일본 정부의 조치 배경을 설명했지만, 정부는 일본의 조치가 비우호적이며 비과학적인 조치라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는 일본 국민의 한국 입국을 제한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지방정부가 일본 국민들의 중국 입국 당시 격리조치했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와 중국에 모두 같은 조치를 했다. 이는 비우호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또 "아베 총리는 이번 일본의 조치 이유에 대해 국민의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스스로 과학적이지 않은, 비과학적인 조치를 실행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 한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지고 있는 중국 우한에서 들어오는 인원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 만큼, 일본의 조치도 이와 유사한 것 아니냐는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우한은 의료체계가 무너졌었지만 우리는 정부가 상황을 통제하면서 국민들의 협조 속에 방역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가고 있다"며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방역을 한 노력의 결과이지 우리가 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싱가포르와 호주 등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곳도 있는데 유독 일본에 대해서만 청와대까지 나서서 강도 높게 대응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한일 관계와 한-호주 관계가 같을 수 없다"며 그간 한일 관계가 이번 조치에 영향을 끼쳤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또 "이제까지 한일 양측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인의) 입국 제한보다는 입국 흐름을 보고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옳은 전략이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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