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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로 산골에서 인구가 두 배이상 늘어난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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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로 산골에서 인구가 두 배이상 늘어난 마을이 있다

[김주원 박사의 '마을자치에 학과 습을 이야기하다'] ㉒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2리 백담마을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2리 백담마을은 설악산 등반을 즐기는 등반가들에게는 고향 같은 마을이다. 내설악 코스중 용대리-백담사-백담계곡-대청봉 가는 길은 옛날부터 유명했다.

백담마을의 마을 자치가 본격 시작된 것은 1996년 일이다. 백담사에 전두환 전대통령이 유배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져 버스회사 용대향토기업이 탄생했다. 마을에서 백담사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운영하면서 마을자치가 본격 시작되었다.

▲백담사 트레킹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돌탑쌓기'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백담마을 전경.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백담마을 전경.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마을사업이 생소하던 96년도부터 용대향토기업은 현재까지 잘 운영되고 있다.

백담사까지 가는 버스 10대를 운영해 마을주민 운전기사 13명과 종사원 5명을 상시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매년 약 80만 명의 관광객을 태워 연 19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백담마을 만해문학박물관.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백담사 앞 전경.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마을 이장이 마을버스회사의 대표를 맡으면서 이장 월급이 다른 마을과 달리 상당했다. 그 때문에 이장선거는 항상 과열되었다.

과열은 관심과 참여다. 때문에 오히려 투명하게 운영되었다. 마을주민들이 서로 관심을 두고 마을 일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장과 대표는 분리 운영되고 있다.

1996년부터 시작된 마을사업운영 경험은 마을 자치 역량강화의 계기가 되었다. 정부의 마을사업들이 새천년 들어 마을중심 상향식으로 바뀌면서 더 탄력을 받게 되었다.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2리 백담마을 회의실에서 용대향토기업을 비롯해 영농조합법인,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대표들이 모여 마을자치 역량강화 회의를 하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정연배 이장과 마을운영진은 어린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만들어 동시교실, 미술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은 백담마을 어린이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새농어촌건설운동, 정보화마을사업,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등 다양한 마을사업들이 이 마을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게 되었다. 다른 마을에 모범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과정에서 정월대보름제, 황태축제, 마가목축제, 만해축전, 농촌체험관광 등 다양한 축제프로그램이 년중 때 되면 성업중이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주민역량이 높아지면서 용대향토기업 외에도, 영농조합법인,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을 운영해 주민 일자리와 소득창출로 마을이 더 번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장관상 및 도지사상 등을 수차례 수상한 바 있다.

국내는 물론 Rural20을 통해 해외에서도 마을발전 사례를 배우러 오는 스타마을이 되었다.

그런데도 정연배 이장과 마을운영진은 무언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적극적 대안을 찾고 있다.

▲정연배 용대2리 이장.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이 마을의 비전은 ‘아이들의 웃음이 있고, 주민이 행복한 마을’이다.

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만들어 동시교실, 미술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어린이날 축제 등을 개최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복지사업 외에 어르신들을 위해 일자리와 일거리를 만들어 더 많은 혜택을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용대리란 지명은 마을 북쪽 길 양쪽에 우뚝 솟아있는 큰 바위가 쌍용이 머리를 들고 있는 모양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 바위를 용바위라 부르고, 용바위 아랫마을이라 용의 터, 용대동이라 하였다.

설악산 백담계곡입구 산골마을이면서도 인구가 계속 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마을로 발전한 것은 마을지명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인제군 용대의용소방대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인제군 용대2리 백담마을은 국내는 물론 Rural20을 통해 해외에서도 마을발전 사례를 배우러 오는 스타마을이 되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백담마을은 96년 마을자치가 시작될 때 보다 주민 수가 두 배로 늘었다. 현재 307가구 702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산골 자연부락에 이렇게 많은 주민이 사는 백담 마을은 특별한 경우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을에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마을주민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마을주민들을 연령별로 보면, 75세 이상의 고령자가 115명이 이르는 등 이 마을도 고령화를 피해갈 수 없다.

반면 백담마을은 아이들이 웃음이 있는 마을이고 젊은 청년층이 다른 마을에 비해 많다. 마을에서 자발적으로 청년들 중심으로 설악산 인명구조대를 운영하여 설악산국립공원공단의 일을 협력운영하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어르신들이 비중이 높아지면서 어르신 일거리와 복지, 문화프로그램 운영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마을에 대보름 윷놀이대회, 경로잔치, 주민의 날 행사 등이 꾸준히 잘 운영되고 있다.

용대 향토기업 버스회사 외에도 지난 2012년 창립한 마을기업인 백담마을 영농조합법인에서는 마을 공동판매장을 운영하여 월 3천만원의 매출과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인 맑은 터 영농조합법인에서는 황태와 마가목 가공공장 운영을 통해 사무장과 판매원 및 가공장 등 10인을 고용하고 있다.

마을에서는 백담사, 만해마을 및 여초 서예기념관을 탐방하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역사체험, 마가목 천연향 초 만들기, 마가목 액자 만들기 등 자연 공예체험, 표고 수확, 백담계곡, 습지 공원 등 생태체험, 표고 탕수육 만들기, 황태 강정 만들기, 마가목 두부 만들기 등 음식체험 등 다양하다.

▲인제군 용대2리 백담마을에서는 백담사, 만해마을 및 여초 서예기념관을 탐방하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가족단위나 국내 직무연수나 교육 여행 및 Rural 20을 통한 외국인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마을특화작목으로는 마가목을 들 수 있다. ‘96년부터 나무를 심어 공동관리하고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6시 내고향‘ 및 강원도가 좋다 등의 TV 방영도 수차례 되었고, 2009년부터는 마가목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용대리 지역 대표 특화작목인 황태도 2011년 황태덕장과 가공공장을 운영하여 황태채 등 선물세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황태 축제는 지난해 21회째 운영해왔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은 설과 추석 명절에 주민에게 30만 원씩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 신입생 장학금 전달, 매월 가정마다 쓰레기봉투 10장 지급, 주민 적십자회비 납부, 인제군 장학회 매년 300만 원 장학금 전달 등 사회공헌 환원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마을 자치 발전은 공동체성을 살리는 것이다.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면 함께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가 정해진다.

마을의 위기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중장기적으로 해결책을 주민역량에 맞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중장기 계획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은 공동체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마을주민 각 개인이 지킬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인제군 용대2리 백담마을(왼쪽 정연배 용대2리 이장)은 올바른서울병원과 협약을 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새로운 핵심가치를 찾아 마을주민들이 수용하는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핵심가치 조정능력이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 계획은 가능한 더 많은 마을주민이 참여하고 매년 수시로 공개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100년 계획을 만들어 문당리처럼 핵심가치를 마을주민들이 지켜 갈 수 있어야 한다.

마을은 주민들의 행복을 만드는 공장 같은 장소다. 지금의 자리에서 현재 가진 것보다 더 행복해지는 방법과 수단이 바로 마을 자치속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 마을 자치의 시대다. 마을이 안전을 지켜주고, 마을에서 배우고 자라며, 마을에서 일자리를 통해 먹고 살며, 마을에서 문화예술로 놀고, 마을의 주거와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 일이 마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우리가 풀어야 할 모든 문제의 실마리가 모든 마을에 각각 널려 있다. 그 다양한 공장을 운영하는 일은 마을주민들의 상호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백담마을은 설악산 자연 관광 중심 마을이다. 관광 철에만 손님이 오며 등산객은 마을에서 돈을 쓰지 않거나 간단히 식사 정도만 하는 실정이다. 마을이 더 발전하려면 새로운 즐길 거리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오세암 애니메이션이나 대통령과 백담사 등의 이야기를 엮어 뮤지컬이나 연극의 형태로 하며 상시 공연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가야 한다.

마을에 방문객이 꾸준하게 와서 머물고 갈 수 있는 문화 자본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즉 문화가 돈이 되는 것을 마을에서 찾아 만드는 것이 이 마을의 핵심과제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백담마을에는 동서고속철도 백담역이 생길 예정이다. 역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마을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빨대효과로 지역상권이 더 위축될 수도 있다. 마을이 이러한 변화에 잘 대응하는 것은 설악산과 백담사 관광에 더하여 새로운 문화자산을 만드는 일이다.

백담마을에 대한 설문조사가 농도상생포럼 준비과정에서 2014년과 2019년에 있었다.

그 결과를 보면 생활여건 만족도에 있어서 대부분 도내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14년도에 조사한 결과보다도 행복도가 더 높아졌다. 96년도부터 마을자치를 시행했으니 이제는 25년차로 왕성한 청년마을이다.

아직 행복도가 전반적으로 높지만, 문화여가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다른 농촌마을들처럼 상대적으로 낮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마을에서 축제, 어린이 도서관, 어르신 효도잔치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700명이 넘는 마을주민 수에 비해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직 미약하다.

주민들이 즐기는 문화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자산을 만들어가야 한다.

마을에는 주민 수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동안 성숙한 주민역량으로 볼 때, 충분히 해결가능한 문제들이다.

일자리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간에 주민만족도가 다를 수 있다. 마을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전통역사문화자원, 마을버스회사 등 마을기업, 황태를 비롯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능한 그 수혜가 골고루 마을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마을이 더 노력해야 한다. 마을에 주민수가 증가하면서, 원주민과 귀농귀촌인, 식당업이나 펜션업주와의 소소한 갈등은 불가피하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

이를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일이다. 이문제는 향후 마을이 성공적으로 더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느냐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일부 주민은 국립공원 및 농업진흥지역 규제 등으로 개발할 수 없어 미래가 없다고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자연경관을 어떻게 잘 유지하고 마을내 크고 작은 불만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중요한 마을의 과제다. 분명한 것은 마을의 청정성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느냐와 일자리 마을기업을 더 늘려 마을브랜드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이 잘 수렴되기 위해서는 수시로 자주 모여 마을중장기계획을 만들어가야 한다.

마을주민 서로서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경청하고 배려한다면 화합과 협력을 통해 더욱 수준 높은 마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백담마을이 명소가 되고 주민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마을의 상품과 서비스가 명품이 되어 컬트상품으로 숭배될 수 있다.

용대리 일대를 명소, 명인, 명품으로 만들어 설악산 백담사와 연계한 대안을 만들 수 있다면, 지속 가능한 마을로 발전할 수 있다.

지금처럼 경유하는 마을이 아니라 목적지로서의 명품 백담마을이 되어야 한다.

백락일고(佰樂一顧)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말(馬)의 가치를 알면 명마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비루먹은 말이 되듯이 마을의 가치를 재발견하여 명소로 만들어가야 한다.

명품 마을이 되려면 말의 가치처럼 마을의 가치를 더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 가치를 높이려면 보다 개혁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기업이 10~20%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해결책을 쓴다. 그렇지만 두 배 이상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구성원들이 모든 것을 혁신적으로 해야 가능하게 된다.

백담마을은 공동체가 살아나는 모범적인 자치 마을로 발전해야 한다.

실질적인 주민자치가 이뤄지고 특히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마을, 어린이로부터 노인까지 고른 문화복지 혜택, 지속적인 주민역량 강화와 새로운 사업발굴 노력, 귀농·귀촌인이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 마을, 포용적 리더십과 팔로워십으로 모든 국민의 고향인 ‘농촌유토피아’를 꿈꾸는 마을이 되어야 한다.

마을자치는 정신운동, 혁신운동, 상향식 운동 및 풀뿌리 운동이다. 먼저 마음만들기로 부터 사람만들기, 비전 만들기 그리고 마을 만들기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백담마을’은 마을자치의 모범사례다.

지금보다 더 잘 사는 마을, 자랑스러운 마을, 문화자산이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더 적극적으로 준비하여야 한다. 백담마을이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잘사는 마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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