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당수 언론사 소속 기자 1만여 명이 협회원인 한국 최대 기자 직능 단체인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기자협회보>가 칼럼을 통해 <조선일보>의 코로나19 보도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4일 <기자협회보>는 '선 넘은 조선일보의 코로나 보도'라는 제목의 편집위원회 칼럼에서 "조선일보의 코로나19 보도는 선을 넘었다"며 "특히 지난달 19일 신천지신도들의 집단감염으로 환자가 폭증한 이후 이어진 보도는 정략적 보도라는 혐의가 짙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조선일보는 일관되게 정부의 초기 중국 봉쇄 실패가 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고 있다"며 "중국인 봉쇄를 택하지 않은 이유는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사시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총선에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모두 불확실한 추론이거나 논리적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인 입국금지론의 유효성은 대한의사협회, 한국역학회, 대한감염학회 같은 전문가단체가 제각각 의견을 냈을 정도로 논쟁적"인데도 <조선일보>는 일찌감치 중국 봉쇄론만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묘책이라고 단정 보도해왔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아울러 <기자협회보>는 <조선일보가> "문재인 대통령이 3년 전 중국을 찾았을 때 '중국몽에 함께하겠다'고 연설한 사실 정도"를 정부의 중국 봉쇄 실패 근거로 제시했을 뿐이라며 "시 주석의 방한과 정권의 결정을 결부시키는 논리적 고리도 허술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코로나19 국내 지역감염이 확산한 후 "시진핑의 방한 성사를 위해 국민을 코로나 제물로 바친 문 대통령이야말로 큰 나라에 굽실거리는 것 아닌가"(2월27일 '김창균 칼럼'), '中감염원 차단했으면 재앙 없었다, '누가 왜 열었나' 밝히라'(2월24일), '중국은 안 막는 정부 여당이 회의 뒤 '대구봉쇄' 언급'(2월26일) 등의 칼럼과 사설을 게재해 왔다.
칼럼은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며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쳤다'는 식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며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더구나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오해받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할 언론이 정파성을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칼럼은 "조선일보가 바라는 것은 진정 이 정부의 방역실패냐"고 물으며 "전염병이 유행할 때 정부 당국의 방역정책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은 언론의 본령이지만, 그 비판의 목적은 전염병으로부터 국민 피해를 줄이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협회보>는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미디어 전문지이다. 독립된 편집권이 있고 미디어비평 분야에선 영향력이 있는 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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