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고통지수'도 2001년이래 최악

기업 감원 본격화화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악화 우려

'제2 IMF사태'로 불리우는 최근의 극심한 체감경기가 정부가 집계하는 '고통지수'로도 확인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10일 국회 재정경제위 김애실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친 '고통지수(misery index)'가 8.3으로 지난 2001년 6월 8.4 이후 3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중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8%, 실업률은 3.5%였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의 평균 고통지수도 7.1로, 지난 2001년 연평균 7.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연평균 고통지수는 IMF사태 발발 직후인 지난 98년 14.5에 달했으나 이후 99년부터 지난해까지 5.8~7.9 사이에서 맴돌았다.

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경제지표로 미국 경제연구기관인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의 합계로 계산하고 있다. 국내에선 정부가 와튼 방식을 따르고 있는 반면,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소 등은 부도율,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다른 지수들과 함께 산정하고 있다.

고통지수는 정부가 조사해 발표하는 공식적인 통계는 아니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질을 계량화한 지표로 정책 수립과정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국민의 고통지수가 높아진 것은 실업률이 3%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여름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국제유가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 7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공식실업률의 두배에 담하는 실질실업률까지 합할 경우 고통지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기업들이 장기불황 돌입에 따라 감원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해 시간이 흐를수록 고통지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전달 대비 1.1포인트나 상승,최근의 체감경기 냉각속도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고통지수 상승은 실업률보다는 소비자 물가상승률 증가에 따른 것으로,장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물가불안 요소가 더해지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