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자이툰부대 주둔 '쿠르드' 갈등 격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자이툰부대 주둔 '쿠르드' 갈등 격화

쿠르드족 자치독립요구 대규모 시위, 민족분쟁 소지 높아져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주둔중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 등 쿠르드 자치 지역에서 지난 주말 수십만명의 쿠르드인들이 독립 요구 시위를 벌여 자이툰 부대의 안전에 또 다른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은 터키 등 주변국과 직접적인 갈등을 빚고 있어 자칫 잘못하다간 한국군이 중동의 새로운 화약고의 한복판에 놓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0만 이상 쿠르드족, 독립 요구 대규모 시위 **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약 10만명의 쿠르드인들이 술래이마니야시의 쿠르드 자치정부 건물 앞에서 쿠르드족의 독립을 요구하고 "이라크 석유 상당량이 매장돼 있는 키르쿠크 지역이 쿠르드 자치지역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술래이마니야는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주둔중인 아르빌과 마찬가지로 쿠르드족 자치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 아르빌에서 약 1백50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이다.

이날 시위는 쿠르드 자치지역 남부에서 가장 큰 시민운동단체인 '국민투표운동'이라는 단체에 의해 주도됐으며 시위를 벌이게 된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은 이라크에 살고 있는 5백만 쿠르드인들 가운데 2백만명이 자치와 독립을 요구하는 성명에 서명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위대들은 이러한 요구사항이 담긴 성명을 주정부 건물 앞에서 발표하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유엔안전보장이사회, EU,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에게 보냈다.

***한국군 주둔지역인 아르빌서도 시위 발생. 쿠르드-아랍 갈등 소지 높아져**

한편 쿠르드족 시위는 3일에도 이어졌는데 <쿠르드족 미디어>라는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같은 시위가 한국군이 주둔중인 아르빌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군 안전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수십만명의 쿠르드인들이 아르빌을 비롯해 키르쿠크, 술래이마니야, 도훅 등 쿠르드 자치지역 전역에서 쿠르드인들의 자치권 및 독립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당초 쿠르드 자치지역에 주둔하게 되는 한국군 안전 문제에 대해 쿠르드족과 기타 이라크인들간 갈등이 격화돼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 한국군이 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분쟁의 현실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3일 키르쿠크에서 발생한 시위에서는 쿠르드인들이 키르쿠크에 거주하는 20만명의 아랍인들에게 당장 떠나라고 주장하고 나서 양측간 갈등 양상은 더욱 격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쿠르드자치지역 양대 정당인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 애국연맹(PUK)은 이번 시위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시위로 이 두 정당이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 임시정부와 협상을 벌일 때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쿠르드 자치정부도 앞으로 이러한 분리 움직임에 직접적으로 동참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라크내 내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그만큼 한국군의 안전도 더욱 불확실해질 우려가 크다.

***쿠르드-터키 무력충돌, 2명 사망. 국제분쟁에 자이툰 부대 휘말릴 우려**

그러나 쿠르드족의 자치와 독립을 위한 시위는 이라크 국내 문제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쿠르드족 문제는 쿠르드족이 거주하고 있는 터키, 시리아 등 이라크 북부 주변국들에도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치와 독립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면 내전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제분쟁으로 변할 소지가 높아서 한국군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터키에서는 쿠르드족 강경파와 터키 정부간에 교전이 잇따라 발생,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AFP 통신이 3일 터키의 아나톨리아 통신을 인용보도한 데 따르면 터키 동부에서 양측간 무력충돌이 발생, 또다시 터키 병사 1명과 쿠르드 반군 1명이 사망했다.

이 쿠르드반군조직은 쿠르드노동자당(PKK) 소속으로 지난해 정부 합동조사단이 이라크 주둔 지역 현지조사를 실시할 때 한국군이 쿠르드지역에 주둔하게 되면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목했던 바로 그 쿠르드 무장독립세력이다.

터키정부측에 따르면 이들 무장세력은 터키 이슬람불 호텔 폭탄공격과 팝콘서트장 폭발, 각종 도로 매설 공격 등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에 따라 터키 정부는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권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터키 관료들은 이들 무장세력들이 이라크 쿠르드지역에서 근거지를 마련, 편안하게 활동중이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상황 여하에 따라서는 터키 등 이라크 주변국까지 이라크 국내 쿠르드지역 문제에 직접 개입할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황진하, "아르빌 주변에 5천여만발 지뢰 매설" 주장**

한편 자이툰 부대 안전과 관련, 이러한 내전 및 국제분쟁 이외에도 지뢰 매설로 인해 직접적인 위협이 제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4일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아르빌 지역에 5천만발의 지뢰가 매설돼 있어 파병장병들의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4일 미리 배포한 국방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이라크 지뢰제거 작업을 위해 최근에 이라크를 다녀온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비밀글로 올린 자료를 인용하며 "아르빌 주변 3개주(아르빌, 도흐, 술래이마니야)에는 비금속 대인지뢰 10종, 금속 대인지뢰 5종, 비금속 대전차지뢰 3종 등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터키, 시리아, 체코 등 세계 10여개국에서 만들어진 총 21종의 지뢰 5천만발이 매설돼 있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이 지뢰들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당시 쿠르드족이 독립을 요구하며 이란을 도운데 분개한 후세인이 화학탄을 사용하여 쿠르드 반군이 거주하는 민가를 공격하고 시체를 치우지 못하도록 대량 살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국제 NGO단체인 영국의 MAG 등이 10년 전부터 이곳의 지뢰가 매설된 지역을 조사하여 지뢰라인을 표시하고 위험경고 표지판 등을 설치하였으나, 매년 수십명의 지뢰 폭발사고 피해자가 속출하여 죽거나 다치는 등 지뢰제거 작업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며 "우리 파병장병들의 안전 대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