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이름을 부르는 남편의 애처로운 흐느낌에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전북 남원 사매 2터널 앞에서 울려퍼졌지만...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사매 2터널에서의 차량 연쇄추돌 사고로 사망한 응급구조사의 남편이었던 119구조대원이 사고 당시 현장에서 아내의 생환을 기도하며 목놓아 울부짖고 있었던 사연이 뒤늦게 전해져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7일 낮 12시 25분께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방향 사매 2터널 내에서 차량 31대가 잇따라 연쇄 추돌해 5명이 사망하고, 2명은 중상을, 41명은 경상을 입은 사고 현장에 아내를 찾아 한달음에 달려간 119구조대원이 있었다.
사고 발생 후 지인들로부터 소식을 접한 A 구조대원은 당시 비번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생각도 하기 싫은 상황이었지만, A 구조대원은 아내의 휴대전화 번호를 눌렀다.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불안에 떨며 구조대원이 아닌 남편으로서 위치추적 요청을 했다.
위치추적 결과, 아내의 위치는 사고 현장 인근으로 파악됐다. 곧바로 현장으로 내달렸다.
사고 현장애 도착했을 무렵에는 터널 내부 진입 통제선이 쳐져 있었다. 바람이 상행선에서 하행선 반대방향으로 불어 터널 내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각종 유독가스와 연기가 세차게 빠져 나오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 119구조대원들과 소방관들은 터널 반대 방향으로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번 근무자이기도 이미 통제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안전상 등의 이유로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이나 소방관들도 쉽게 접근할 수가 없던 상황이었다.
당시 터널 내에는 아내(29)와 동료 2명이 타고 있던 승용차가 있는 것으로 확신을 가진 A 구조대원이었지만, 통제선에 걸려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저 아내와 아내 동료들이 무사히 빠져 나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처지였던 것이다.
이같은 당시 상황은 A 구조대원이 근무하는 한 소방서의 관계자들의 말에 의해 전해지고 확인됐다.
현장 구조활동을 하던 동료 구조대원들과 소방관들은 아내를 찾기 위해 터널로 들어가려던 A 구조대원의 안전을 위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막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목소리는 아내의 이름을 부르짖다 갈라져 버린 A 구조대원.
그는 그렇게 아내의 생환을 간절하게 기다리다 주저앉아버렸다.
사고 당시 A 구조대원의 아내와 동료 응급구조사 2명은 사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또다른 동료 1명은 부상을 입었다.
한편 지난 해 소방교로 승진해 누구보다도 사명감이 투철한 것으로 알려진 A 구조대원은 직장과 가정에서 누구보다도 자상한 사람으로 동료들에게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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