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5일 확진자가 집단 발병한 대구광역시를 찾아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해 사태가 조속히 진정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가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아 이날 저녁부터 대구에 머물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대구를 찾은 것.
문 대통령은 대구 방문 첫 일정으로 오후 1시30분께 대구광역시청 2층 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문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시민 여러분 힘내시라"며 말문을 연 뒤 "우리는 코로나19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지역주민과 국민 스스로 방역 주체가 돼 힘을 더하고 있다"며 "밤낮 없이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인력의 헌신적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큰 고통을 겪고 계신 대구·경북 시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며 "갑작스런 재난으로 순식간에 참담한 상황이 됐지만 불편을 감수하며 스스로 방역의 주체되어 위기 극복에 함께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국민들도 '힘내십시오', '함께 극복합시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고 광주와 전남을 필두로 전국 각지에서 방역물품과 생필품 등을 보내며 온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민통합은 구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마음과 실천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지역 내 확산과 지역 외 확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정부는 군과 경찰까지 투입하고 민간 의료인력의 지원을 포함해 범국가적 총력지원 체계를 가동했다"고 했다.
이어 "오늘 아침 고위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있었으나,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게 아니고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설명의 말씀 드렸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러한 취지의 설명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문제는 시간과 속도"라며 "이번 주 안으로 확진자 증가세에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녁부터 (정세균)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장으로서 직접 이곳에 상주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경북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피해를 덜어드리기 위해 특단의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특별교부세와 예비비를 포함한 긴급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충분한 재정 지원을 위해 국회 동의를 얻어 추가경정 예산 편성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추경 편성을 언급했고, 여야도 추경안 처리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함께 힘을 합치면 넘어서지 못할 일이 없다. 정부, 국민도 모두 대구·경북과 함께 하고 있다"며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함께 극복해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스크 수급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마스크 문제는 우리 수요를 감당하기 충분한 생산능력이 있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 가수요나 매점매석 시 모래사장에 물 빠져나가듯이 될 수 있어서 실효적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도 대구에 100만 장, 오늘도 그보다 많은 물량이 내려온다. 마스크의 해외수출을 10%로 줄이고 공공기관이 확보해서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구매하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의료용 마스크를 꼭 챙겨주시라"고 당부했다.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범의학계 전문가 토론회에서 '의료인들조차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즉각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에게 "개학 후 아이들이 등교할 때 발열 체크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게, 마스크까지도 학생들에게는 하나씩 배포되게끔, 별도로 마스크를 구하는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시 측이 건의한 중증환자의 서울 이송 치료문제와 관련해선 "(서울까지의)이송 자체가 중증환자에겐 부담일 수 있다. 다만 의학적 판단을 해 주시면 최대한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발언을 마무리하기 전 여환섭 대구지검장에게 "외국의 경우 집단감염이 이뤄지는 취약한 곳이 교도소"라며 "우리도 신천지 교회, 요양병원에 이어 교도소도 추적관리가 안 될 수 있으니 교도소 입감자에 최대한의 조치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여 지검장은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회의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통령께서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필요한 부분 말씀 올리겠다"면서 병상 추가 확보 지원, 의료인력 추가지원 등을 건의했다. 권 시장은 특히 "대통령께서 마스크 500만 개를 지원해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올린다"고 부탁했다.
이어 신천지와 관련해 "자가격리 중인 대구거주 신도 8269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 중인데, 조기에 진단검사를 완료하겠다. 경찰과 협조해 조사 거부자는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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