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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황당 사건 시리즈…카지노에 스러진 ‘주식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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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황당 사건 시리즈…카지노에 스러진 ‘주식도사’

카지노 재산탕진→대통령·강원랜드 사장 협박→국회서 자해소동

전직 장교출신으로 주식투자 전문가가 카지노에서 전 재산을 탕진하자 대통령과 강원랜드 사장을 협박해 구속된 황당 사건도 있었다.

특히 그는 대통령 살인예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로 석방된 이후 카지노 ‘시스템 베팅’ 연구로 카지노 타짜의 망상에 빠졌다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영월출신의 A씨는 육군 장교로 복무하면서 주식투자로 20대 후반의 나이에 6억 원의 돈을 모은 뒤 1999년 말 군복을 벗고 서울 강남에 오피스텔을 얻어 본격적인 주식투자에 나섰다.


▲2000년 10월 28일 스몰카지노&호텔로 개장한 하이원펠리스 호텔. ⓒ강원랜드

중위 시절 그는 주당 850원의 ‘깡통주식’에 불과한 하이닉스 주식에 5억 원을 투자해 불과 3시간 만에 1억 7500만 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정보력과 판단력이 뛰어났다.

잘 나가던 당시 그는 고급 승용차를 굴리고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유흥비로 수천만 원을 탕진하면서도 2003년 초까지 20억 원 가까운 재산을 모았다. 고향의 부모에게 30평형대 아파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A씨는 “당시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유명 탤런트 뺨치게 예쁜 여성과 4개월 동거조건으로 4000만 원을 지불했다. 달콤한 4개월이 금방 지나가더라. 그런데 강원랜드에서 4개월간 동거했던 아가씨를 만났는데 참 운명이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가 나에게는 황금기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던 A씨가 2003년 3월 초 스몰카지노에 처음으로 발을 담근 뒤 바카라 게임에 빠져 자신의 돈 벌이 수단이었던 주식을 포기하고 카지노에 올인하면서 인생도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바카라 게임을 하면서 “잃는 것도 투자다. 잃는 기술을 알아야 나중에 실패 하지 않고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바카라 게임을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주식투자에 나름의 공식이 있는 것처럼 바카라 게임을 하면서 베팅 시스템을 연구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뒤늦게 자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 때는 이미 전 재산을 탕진한 이후”라고 토로했다.

그는 2003년 3월부터 2009년 7월까지 강원랜드 카지노에 608회나 출입하며 18억 원 이상을 탕진했다.

A씨는 2009년 1월 최영 당시 강원랜드 사장에게 “강원랜드 때문에 대한민국의 선량한 국민들이 재산탕진과 가정파탄 등의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강원랜드 사장은 도박중독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 및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강원랜드를 폭파 시키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카지노에 중독된 A씨는 바카라 시스템을 연구하다가 전 재산 탕진에 이어 인생도 올인하고 말았다. 사진은 마카오의 한 카지노 바카라 테이블. ⓒ프레시안

협박편지로 강원랜드 카지노에 출입정지를 당한 A씨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카지노 도박중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강원랜드 카지노 외국인 전용으로 변경과 최영 사장 해임 등의 탄원서를 보냈다.

황당한 탄원서에 답변이 없자 A씨는 그해 9월 12일 증권전문사이트(팍스넷)에 ‘이명박 대통령의 암살을 원하는 분 추천 글 100개 이상이면 암살 실행’의 글을 올렸다.

또 그는 인터넷에서 사제 폭탄과 총기류 및 도검 등을 검색한 사실도 있고 경복궁과 청와대 주변을 걸어서 탐색하고 주변에 대통령 암살을 암시하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그는 절친한 이웃에게 전화로 “카지노 때문에 신세를 망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통령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 탄원서 제출에도 답변이 없어 사제 총을 구입해 대통령이 지나는 길에 대기하다가 암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말을 들은 친구가 절친한 경찰서 정보형사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고 경찰의 정보를 보고 받은 관할 검찰청의 검사는 곧장 A씨의 자택 압수수색과 철저한 보강조사를 지시했다.

A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직경 8밀리리터의 쇠구슬 수백 개와 새총(쇠구슬 총)이 나왔고 그의 PC에서 대통령 암살을 암시하는 총포, 화약류 관련 용어가 검색되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그는 “대통령에 대한 살인의사는 있으나 실제 살인할 예비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구속영장이 집행되었다.

당시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은 A씨의 대통령 살인예비혐의 사건은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인정됐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과 별도로 강원랜드 최영 사장에 대한 카지노 폭파협박편지가 협박죄로 인정되고 교통사고 관련 형사사건 병합심리로 인해 징역 6개월을 선고 받고 다시 법정되고 말았다.

그는 안양구치소로 이감되어 생활하던 중 정치권에서 ‘윤상림 게이트’로 유명해진 윤상림씨를 만나기도 했다.

A씨는 필자에게 “구치소에서 대통령 살해예비혐의라는 특이한 사람으로 알려져 교도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잘 대해줬다. 이곳에서 윤상림게이트의 주인공이라는 윤상림씨를 만났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둘 다 비슷한 시기에 강원랜드를 출입한 사실을 알았다. 물론 그는 VIP룸에서 나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베팅했고 정치권에서 요란한 사건으로 유명세를 치렀다고 하더라. 덩치는 그 사람이 나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회고했다.


▲마카오의 상징인 리스보아, 그랜드 리스보아. ⓒ프레시안

한편 2010년 1월 31일 그는 국회 경내에서 “카지노에서 땀 흘려 번 18억 원을 탕진했다. 강원랜드를 해체하라”며 유서를 뿌리고 손도끼로 자해소동을 펼쳐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로또복권 당첨확률을 높여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으나 별 재미가 없자 카지노 베팅시스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에 자신이 만든 카지노 바카라 베팅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며 강원랜드는 맥시멈 베팅이 낮아 맥시멈 베팅이 높은 마카오에서는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는 1000만 원을 투자하면 10배 이상 억대로 불려 주겠다고 현혹해 모은 1500만 원을 들고 2011년 봄 마카오 원정도박에 나섰다.

강원랜드 인근에서 수억 원의 대박을 기다리던 A씨의 지인은 보름 만에 빈손으로 돌아온 그를 보고 사기꾼이라고 소리쳤지만 시스템 베팅을 믿은 자신이 바보였다는 사실을 알고 쓴 웃음을 지어야 했다.

이후에도 A씨는 카지노 시스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시스템 보완을 한다며 PC방을 전전하며 카지노 시스템 연구를 거듭하다가 지난 2014년 3월, 다시 500만 원을 투자 받아 10억 원을 만들어 오겠다며 큰 소리를 치고 마카오로 떠났다.

역시 1주일도 안 돼 500만 원을 몽땅 탕진한 그의 시스템 베팅은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마카오에서 노숙을 하다가 발작증세(평소에도 발작증세가 가끔 발생)로 경찰에 인계되기도 했다. 다행히 마카오 경찰은 카지노 앵벌이에 병자인 그를 마카오 수용소에 보내 치료와 무료 숙박을 공짜로 해결할 수 있었다.

폐쇄된 마카오 수용소에서 기지를 발휘해 그곳을 탈출한 나온 그는 마카오에서 다시 수개월간 노숙자로 지내다가 어렵게 비행기 티켓을 마련해 귀국했다.

그러다가 발작증세가 자주 나타나자 그의 아버지가 제천의 한 정신병원에 6개월간 입원시켰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마음을 잡고 군청에서 일당 3만 3800원을 받는 공공근로 일을 하다가 일자리가 끊기고 지병이 악화되면서 2015년 6월 7일 저녁 야산에서 나무에 목을 메 생을 마감했다.

그가 자살하기 직전인 그해 5월 13일 일본 아사히TV의 특집프로그램 ‘카지노 부작용-나는 카지노 중독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몸도 망가졌다’는 인터뷰를 통해 일본인들에게 카지노 부작용을 리얼하게 전해주기도 했다.
▲2015년 5월 13일 도박중독자 A씨가 일본 아사히TV특집 프로그램에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A씨는 생전에 “카지노에 중독된 초창기 3일간 밤낮 없이 잠도 못자고 커피만 마시면서 게임에 빠졌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자 나의 뼈는 70대 후반의 노인처럼 망가졌다. 밤이면 고통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지만 진통제를 살 돈도 없다. 내 신세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카지노 악마에 씌워 인생이 망가졌다고 생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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