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코로나19 집단 발병의 주 원인이 되는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중 544명이 유증상자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이들을 포함해 신천지대구교회 교인 전원의 감염 여부를 순차적으로 검사하기로 했다.
경북 청도에서 나온 사망자의 직접 사망원인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추정됐다. 해당 사망자 소식이 알려진 후 코로나19가 직접적 사인이냐 아니냐에 관한 의문이 있었는데, 당국은 코로나19가 직접 사망원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국내 코로나19 감염자 중 7명은 비교적 중증 상태로 알려졌다.
21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 현재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정리해 발표했다.
신천지교도 544명 유증상자
우선 지역 대규모 감염원으로 지목되는 신천지대구교회 상황과 관련해 정 본부장은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여태 4475명의 교인 명단을 받아 확인한 결과 544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대구교회, 신천지 본부와 소통해 1차 명단 1001명을 받아 이미 관련 조치를 했고 2차로 받은 3500여 명의 명단을 바탕으로 현재 전화를 비롯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3차로 받은 명단을 포함해 총 9300여 명의 교인 명단을 확보해 일괄 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 본부장은 "다른 시도에서 대구교회로 예배를 보러 온 이들의 명단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다시금 밀폐된 장소에 대량 밀집한 특수상황이 대량 감염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의 예배 방식은 매우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밀집해 1~2시간가량 예배를 보는 것"이라며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일어난 특성상 몇 명의 바이러스 노출자가 많은 이들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가 교인을 다른 교회에 침투시켜 바이러스를 퍼뜨리려 한다', '현재도 교회 주변에 은폐 접접촉 지역을 확보했다', '중국에서 들어온 이들과 접촉했다'는 등의 관련 소문과 관련해 정 본부장은 "방역당국이 교회, 본부와 협력해 정보를 받는 한편, 관련 행동수칙이 신도들에게 안내되고 있다"며 "방역당국 즉각대응팀과 중수본에서 꾸린 대응팀, 대구의 지자체팀이 합동으로 협력 중인데, 많은 환자가 나온 만큼 격리나 접촉자 관리, 신도 관리 등에 더 몰입해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구시가 교인의 담당 지정자를 정해 밀접 관리를 하고 있다"며 "이 분들이 자가 격리를 준수하게끔 교회와 협조하고 있다. 다른 활동이 있는지 여부에 관해 더 정밀한 조사를 이어가겠다"고 정 본부장은 다짐했다.
신천지대구교회의 감염 경로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교인이 중국이나 다른 (코로나19) 발생국가에 다녀왔을 수 있고, 외부에서 온 사람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 지속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주의 첫 코로나19 확진자로 알려진 해군 장병이 고향 대구를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관해서는 "해당 장병의 대구 방문 사실은 확인됐으나 아직 신천지 신도와 접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 중"이라고 정 본부장은 밝혔다.
청도 사망자, 코로나19 직접 사인 맞다
한편 전날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사망자가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나온 가운데, 해당 사망자의 직접 사인은 코로나19로 추정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 본부장은 "해당 사망자는 오랜 기간 입원했으며, 만성 폐질환 환자였는데 그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폐렴이 악화한 끝에 사망했다"며 "임상정보를 검토한 결과 직접 사인은 코로나19 감염과 연관됐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중앙임상 태스크포스의 리뷰와 판단에 따라 원주의 음압부검실에서 부검을 할 지를 고민 중"이라며 "부검이 필요한지를 두고 임상 전문가들의 검토,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도 대남병원에서 총 16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곳이 신천지대구교회에 이은 새로운 슈퍼감염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대본은 92명의 환자를 검사했으며 이들은 전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중대본은 나머지 환자와 의료진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중대본은 대구-청도를 잇는 바이러스 전파자로 추정된 31번 환자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대남병원과 장례식장은 방문하지 않았다"며 "다만 신천지와 대남병원의 관계 등은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요한 바이러스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의료진 감염 상황은 현재 새로난한방병원 직원 2인, 대남병원 의료진 5인(간호사, 직원), 서울 은평성모병원 직원 1인(운송종사자) 등 총 8명이라고 중대본은 밝혔다.
서울에서 감염자가 속출한 종로구 상황을 두고 중대본은 총 6명이 이곳에서 바이러스에 피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83번 환자(44년생 남성)는 초기 감염자였던 6번 환자(64년생 남성)가 방문한 종로구 소재 명륜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6번 환자로부터 피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중대본은 추정하고 있다. 83번 환자는 6번 환자의 접촉자를 조사할 당시는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29번(38년생 남성), 56번(45년생 남성), 136번 환자(36년생 남성)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83번 환자에게 피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6번-83번-29, 56, 136번 환자로 감염경로가 생성된 셈이다. 29번 환자는 배우자인 30번 환자에게, 136번 환자는 배우자인 112번 환자에게 각각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6번 환자는 우한을 방문했다 귀국한 3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종로 명륜교회가 우한으로부터 이어진 서울 종로구 내 지역 집단감염의 출발지점이었던 것으로 추정 가능한 대목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 종로에서도 집단발병이 일어났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전문가와 추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대본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바이러스(7곳)와 핵산(2곳)을 총 9곳에 분양 완료했다고 밝혔다. 국공립연구소 5곳, 대학연구소 등 비영리연구소 6곳, 제약 및 시약 개발회사 16곳 등 총 27개 관련 기관이 분양을 신청한 상태다.
국립보건연구원이 백신개발, 키트 개량 등을 위해 예비비 10억 원과 자체연구비 4억 원을 투입한 가운데 과기부도 50억 원, 복지부도 일부 예산을 코로나19 관련 연구비로 투입했다.
고령자 감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대본은 산소마스크 등을 이용해 산소치료를 받는 등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 중인 중증 환자가 총 7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현재 국내 총 감염환자 수는 15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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