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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집값 거품, 동반붕괴 시작됐다"

英<이코노미스트>,"전세계 3분의 2가 집값 거품에 싸여있어"

지난 몇년간 동반상승 양상을 보이며 지속됐던 세계 주요선진국들의 부동산 거품이 이번에는 동반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세계 경제성장에 중대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영국의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9월11일자)는 "최근 몇년간 급상승했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주택가격 붐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스트레일리아와 다른 많은 국가들이 향후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지난 수년간 '부동산 투기시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의 주택가격은 지난 2.4분기 평균 1.2% 떨어졌다. 특히 시드니에서는 5.4%나 떨어졌다. 오스트레일리아 전국적으로는 올들어 상반기에 연율로 13%나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4분기와 비교해서는 아직은 높은 가격이다. 거품이 상당히 끼어있어 추가하락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지난 2002년 세계 주택가격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을 중심으로 조사했으나 올 들어서는 여기에 중국,홍콩,싱가포르, 남아프리카를 추가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가 조사대상국으로 잡은 20개국 중 11개국의 주택가격이 두 자리수로 증가하는 등 올 상반기까지 세계적으로 부동산 바람이 거셌다. 전세계적인 저금리로 유동성이 커지면서, 돈이 부동산투기로 쏠렸기 때문이다.

홍콩은 올 상반기 28.7%나 올라, 조사대상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2.4분기의 17% 하락에서 급반등한 것이다. 홍콩의 아파트 가격은 1년 사이에 40%나 폭등했지만, 이는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한 97년과 비교해서는 아직 55%나 낮은 것이다.

남아프리카는 25.5%, 뉴질랜드는 22.1%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도 부동산 값이 급등해 부동산 투기가 심한 상하이의 경우 지난 1년간 21%나 폭등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도시 지역 부동산 가격은 10.4%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올 상반기 9.4%가 상승해 지난 7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오스트레일리아나 영국에 비해 최근 몇년간 적게 오른 편이지만,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대폭의 상승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주택 가격은 실질 가격 기준으로 70년대와 80년대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

유로권에서는 더 많은 나라들이 주택가격 상승그룹에 포함됐다. 아일랜드,네덜란드, 스페인의 주택시장은 오랜 기간 높은 가격을 유지해 왔으며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 벨기에가 가세했다. 프랑스의 주택가격은 지난 1년간 14.5%나 상승했다.

반면 독일의 집값은 떨어졌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의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의 3분의 2가 잠재적 집값 거품에 싸여있어"**

문제는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등 몇몇 나라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이 전세계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우선 영국의 주택가격도 내년에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들어 7월까지 영국의 주택가격은 13.8% 상승했다. 이는 높은 수치이나, 2002년의 25%보다는 상승폭이 둔화된 것이다. 일부 조사에서는 주택가격 하락은 이미 시작됐으며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구매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집계에 따르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페인에서는 평균소득과 비교할 때 주택가격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현재 추세로 볼 때 이탈리아도 올해말에 이 그룹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가격은 실질가격 기준으로 과거 정점들과 비교해서 오늘날 훨씬 과대평가됐다. 중국과 남아프리카를 포함시켜 경제적 가중치를 적용하면, 세계의 3분의 2가 잠재적인 주택가격 거품이 형성돼 있다.

***미국도 집값 거품 끼어있기는 마찬가지**

1년전까지만 해도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제평론가들 대부분은 주택가격이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은 보다 많은 평론가들이 주택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만은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근거로 여전히 주택가격 거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대다수 경제평론가는 "미국의 주택시장은 영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비이성적인 과열양상과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몇몇 지역의 주택가격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주로 지역적 요인에 따라 주택가격이 결정돼 거품 우려는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집값에도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고 주장한다.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주택에서 주가수익률에 해당된다. 기업의 시가총액이 미래수익의 현재가치와 동일한 것이라고 볼 때 주택 가격도 소유에 따른 미래 수익, 즉 임대료 수입 또는 자가 소유에 따른 임대료 절약분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지난 2000년까지 25년간 평균보다 26%나 높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주택가격이 정상을 회복하려면 주택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 아니면 현재 속도로 임대료가 계속 오른다면 주택가격은 8년간이나 제자리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이코노미스트 이언 모리스가 최근 실시한 미국 주택시장 조사를 봐도,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20개 주에서 주택가격이 과대평가돼 있다.

미국의 집값이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보다는 덜 과대평가된 것은 사실이다. 이때문에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시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상존한다. 골드만 삭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 변화에 따른 소비지출 변동은 영국보다 미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오스트레일리아나 영국보다 단기금리가 훨씬 낮고 재정적자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정책당국이 경제하강에 대처할 수단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가공스런 부메랑의 반격**

집값에서 거품이 빠지려는 조짐만 보여도 소비지출이 급감할 우려가 크다. 이는 최근 네덜란드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네덜란드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0년 20% 상승했으나 2003년에 이르면서 사실상 0%로 변동이 없었다. 가격이 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야말로 소프트 랜딩의 완벽한 사례로 보이지만, 네덜란드의 소비지출은 지난해 1.2%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10년간 선진국 경제에서 가장 큰 폭의 급락세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경제는 불황 국면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어도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증가했던 대출이 지난 2001년 이후 감소하면서, 지출의 강력한 동인이 사라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는 물론 미국의 소비지출에서도 대출은 비슷한 역할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경제전문가와 정책당국자들은 이 점에 주위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집값 거품 파열'이라는 가공스런 부메랑의 반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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